[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세계 각국 정부들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해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핵심인 우리나라 배터리사들도 각국 정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우리나라 삼성과 LG를 비롯해 미국 포드·일본 닛산·영국 브리티시볼트·이노뱃오토 등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고, 삼성SDI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영국이 배터리 공장 유치를 원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대변인은 FT에 "(영국 정부는) 기가팩토리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해 투자자나 자동차 제조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및 개막 만찬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스페인에서도 우리나라 배터리사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를 비롯한 기업인들은 16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했다.
김 대표는 포럼에서 "스페인은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주요 자동차 공장도 많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시장으로서 큰 매력이 있는 곳"이라며 "스페인이 갖춘 장점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가진 기술력, 풍부한 사업 경험이 함께한다면 그 어떤 협업 모델보다 더 훌륭한 성공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업계를 주목시켰다.
자동차 제조강국인 스페인에는 현재 8개 제조사가 15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전무하다. 향후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다. 이성학 코트라 마드리드무역관 시니어스페셜리스트는 "스페인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인프라의 부재"라며 "완성차 제조공장을 보유한 스페인의 여러 지자체들이 앞다퉈 배터리 공장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도 풍부한 광물을 내세워 전기차 산업의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각국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로부터의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달 24일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을 한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오후(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미국은 배터리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했고,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배터리를 치켜세웠다.
정상회담 기간 동안 열린 '한미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발표된 4대그룹의 미국 투자계획은 44조원에 달했는데,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5조7000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 집행할 금액이다.
각국에서 배터리 공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첫번째로 경제 활성화다. 투자로 인해 창출되는 각종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면 핵심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각국에서도 배터리 산업을 핵심 기간산업으로 키우고 싶어한다. 또 첨단산업 공장을 유치했다는 이미지 제고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 낯뜨거울정도로 많은 오퍼를 받고 있다"며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