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급속 회복 조짐속 미국發 제로금리 종결 움직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조짐 "은행 부실자산 털어 국채상환을"
<연합뉴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3대 변수인 '금리, 원자재가격, 백신접종 속도'가 급속히 우상향하면서 경제 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국가들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경기도 급속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특정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發)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강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가 새로운 추세적 변화를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물론 정부가 나서 선제적 대응을 해야 변화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칭다오항으로 수입된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214.08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12일 톤당 237.5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같은 달 27일 톤당 189.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호주 항구로 수입된 제철용 원료탄(석탄)값도 5월 초 110달러 수준이었으나 한달 사이에 톤당 173.86달러까지 뛰었다. 철근 생산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평균 가격도 연초 톤당 38만원에서 16일 기준 톤당 49만5000원까지 올랐다.
현재 뛰고 있는 것은 철강 뿐이 아니다. 구리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5646달러에서 9552.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7.12달러에서 72.15달러로 뛰었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의 회복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빨라 현재 생산자 가격을 높이면서 전반적인 물가 인상, 인플레이션의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특정 분야의 급속한 경기 회복은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말까지 전 세계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라 CEO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2022년 말까지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진국들은 올해 말까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들은 연말까지, 개발도상국들은 내년까지 각각 자국민을 모두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장 국내 백신 접종은 이달 15일에 1300명을 넘긴데 이어 오는 18일 1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에 50대, 그리고 8월부터는 만 18세부터 49세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모든 국민을 접종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통화 정책의 변화는 말 그대로 글로벌 경제의 분명한 추세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자금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미국 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통화완화 기조를 멈추기 위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2.099%로 전일대비 2.8bp(1bp=0.01%포인트, 1.35%) 올랐고, 국채 3년물은 같은 시각 1.317%로 3.1bp(2.41%) 뛰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10시 기준 1128.9원으로 전일보다 11.7원(1.05%) 급등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추세적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시기 전세계가 비정상적으로 유동성공급을 하고 재정지출을 한 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수입물가도 엄청나게 올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이전에 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미국은 금리 인상이전에 테이퍼링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 우리나라도 일종의 테이퍼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권이 갖고 있는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국채를 상환해야 금리가 안정되면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