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그럴 듯한 단어의 나열로 멋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붙잡혔다” “계속 지적을 당하여 신경을 너무 쓴 탓일 것…안타깝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 선언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번에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어깨 힘 빼라"며 "그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황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최근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황씨는 "윤석열은 그럴 듯한 단어의 나열로 멋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붙잡혔다"며 "계속 지적을 당하여 신경을 너무 쓴 탓일 것이다.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중의 여러 치적 중에 결이 사뭇 다른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를 병렬로 언급하여 아무말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며 "하나만 꼽아도 충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지평을 연다'고 하지 '새 지평선을 연다'고 하지 않는다"며 "멋을 부린다고 평소에 쓰지 않는 표현을 하다 보면 이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 어깨에서 힘을 빼시라"고 일갈했다.
또 황씨는 "'성찰'과 '가르침'의 병렬도 좋지 않다. 김대중의 성찰에서 우리는 배울 것이 있고 이를 가르침이라 여긴다"며 "그러니 '대통령님의 성찰에서 큰 가르침을 얻습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글은 정신의 표현이다. 정신 상태가 어떤지 글을 보면 다 안다. 윤석열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다"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앞서 전날 황씨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현충원 방명록 글을 두고도 꼬투리를 잡았다. 그는 "'라떼에는' 학교에서 펜으로 글을 쓰게 하였고 붓글씨를 가르치기도 했지요"라며 "요즘은 그런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판을 두드렸던 세대에게 품격 있는 글씨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황씨는 "글씨체는 그렇다 치고, 문장은 언제 태어났던 기본적인 능력은 갖추어야 할 것인데, 이준석의 글은 많이 모자라서 아쉽다"며 "문장의 주어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고 이에 대응하는 술어가 '잊지 않겠습니다'이다. 대한민국은 무인격이라 스스로 잊거나 잊지 않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훈수를 뒀다.
이어 "이준석의 정치적 입장에서 보면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며 "'잊지 않겠습니다'는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이준석 개인의 감성이지요. 주체가 다른 두 생각을 하나의 문장으로 엮어놓아 어색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럴 때에는 생각의 단위로 문장을 갈라버리면 됩니다. 특히, 방명록이잖아요. 주부와 술부가 다 살아 있는 문장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고쳐드리지요"라며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황씨는 "희생과 헌신은 원래 숭고한 것이니 그 앞에 '숭고한'이라고 수식어를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문장은 간결할수록 의미가 깊어 보인다"며 "글 맛을 위해 조금 더 나아가겠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정치인은 '대한민국'을 버릇처럼 입에 올린다. 촌스럽다. 대한민국을 말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이 떠올려지게 하는 문장이 좋다"며 "글씨 공부보다 문장 공부가 먼저입니다. 멋진 문장을 구사하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