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안이 산으로 가고 있다. 집값 폭등으로 웬만한 중산층도 부유세나 다름없는 종부세를 내게 된 데 대해 불만이 폭발하자 민주당은 종부세 완화를 약속하고 논의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드러난 개편 방향은 공시가 기준 상위 2%에 부과하되 9억원 이하 공제기준을 유지한다는 방안이다. 현재 9억원 초과 기준을 2%로 바꾸면 9억원과 2% 가격(공시가 기준 약 11억원으로 추정) 사이는 과세에서 제외돼 '부자감세' 논란이 있으므로 공제기준은 9억원으로 둬 감세 논란을 비껴가자는 꼼수인 셈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는 종부세 완화 입장이었다. 그러나 반(反)시장 이념성향 강경파 그룹은 부자감세라며 반대해왔다. 당초 11억~12억원으로 상향하자는 안은 금액 기준이 아닌 비율로 상위 2%만 과세하자는 절충안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과세 기준을 비율로 정하는 데에 적잖은 문제가 제기됐다. 세제의 핵심인 예측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조세 행정에도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어간다. 더군다나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2% 과세는 국민을 2%와 98%로 확연히 나누는 것이어서 더 심한 비판에 봉착하게 된다. 이번에 2% 과세에 9억원 공제기준 유지라는 조건을 단 것은 이러한 사정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대외적으로는 부동산 실책을 만회하기 위한 종부세 개선 압박과 함께 당내적으로는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딪힌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지경일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표결 처리 강행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종부세 사태의 본질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의 원인은 집값 폭등을 야기한 부동산 공급정책 실패와 공시가 현실화율의 급격한 인상에 있다. 그 책임이 정부와 집권당에 있는데 납세자들에게 떠안기니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공시가 현실화율 일정을 재조정하고 비율 과세가 아닌 정액 과세로 돌려야 한다. 과세기준도 국민 여론을 수렴해 적정선으로 상향해야 마땅하다. 특히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예외규정을 둬야 한다. 정한 길을 놔두고 자꾸 꼼수를 쓰려고 하니 당내 불화만 커지고 결론을 못 내는 것이다. '꼼수 수정안'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다가는 신뢰만 잃고 저항만 더 재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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