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사진)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파격적인 '직설 화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의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 화법'이나 이도 저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 화법', 과한 수위의 '막말 논란' 등 '여의도 문법'을 구태로 만들어버리는 신박한 변화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크다.

'이준석의 돌직구 화법', '맹랑 화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맹랑은 맹랑하다의 어근으로,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똘똘하고 깜찍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치권 분위기 속에 제 1 야당의 당대표로서 말이 가볍다는 지적도 있다.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갖는 파급력과 무게감을 생각하지 않는 듯한 가벼운 언사를 계속 구사한다면 언제든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5일 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이 지지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조속히 결단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지난 13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는 모습이 언론에 주목을 받은 뒤 연출된 이벤트라는 공격을 받자 "젊은 세대의 공유 킥보드, 공유 자전거 문화를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또 안전모 미착용 비판에는 "과잉규제"라고 반발했다. 합당 파트너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자,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 6월 11일부로 기득권은 없다. 걱정 놓고 하루빨리 합류할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고 받아치기도 했고, 국민의당이 전국 지역위원장을 모집하는 것을 두고는 '소값을 후하게 잘 쳐주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조선일보 데일리 팟캐스트 '모닝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직설화법이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평을 듣자 "야채가 '아삭 아삭하면서 (삶은 야채처럼) 부드러울' 순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저를 평가하는 분들의 지적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많이 녹여내려 한다"면서도 "하지만 다 녹여내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존재하기 힘든 물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직설화법은 주변에서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유능하고 저돌적인 정치인"이라고 했으나 "국민적 기대가 워낙 크다 보니까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정치권에서는)써도 되는 언어와 안되는 언어가 있다"면서 "이 대표(당시 후보) 언변이 당 대표로서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 대표의 직설화법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화법은 잘하면 국민의힘 전체의 변화를 압도할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기존 정치권과 전혀 다른 문법을 구사해 국민들에게 신선하고 유쾌함을 줄 수 있는 것은 강점"이라면서 "반대로 큰 틀에서 과하게 발언을 한다면, 예를 들어 당내 공감이 없는 얘기를 당 대표가 한다면 당의 의결기구나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직설화법으로) 대단한 성취를 했기 때문에 자기 확신이 더 강해졌을 것이고, 그걸 통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발언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불안, 불신 등을 던져줄 수가 있다"면서 "지금은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나 어떤 계기가 있다면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돌직구가 기존 정치문법에서 벗어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직설적이고 짧은 화법을 많이 구사한다"면서 "가슴을 팍 찌르는 돌직구 같은 것이 정치에서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막말과는 구분해야 하지만, 돌직구를 하는 사람이 막말은 잘 안한다"고 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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