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 화법'이나 이도 저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 화법', 과한 수위의 '막말 논란' 등 '여의도 문법'을 구태로 만들어버리는 신박한 변화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크다.
'이준석의 돌직구 화법', '맹랑 화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맹랑은 맹랑하다의 어근으로, 하는 짓이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똘똘하고 깜찍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치권 분위기 속에 제 1 야당의 당대표로서 말이 가볍다는 지적도 있다.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갖는 파급력과 무게감을 생각하지 않는 듯한 가벼운 언사를 계속 구사한다면 언제든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5일 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이 지지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조속히 결단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지난 13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는 모습이 언론에 주목을 받은 뒤 연출된 이벤트라는 공격을 받자 "젊은 세대의 공유 킥보드, 공유 자전거 문화를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또 안전모 미착용 비판에는 "과잉규제"라고 반발했다. 합당 파트너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자,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 6월 11일부로 기득권은 없다. 걱정 놓고 하루빨리 합류할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고 받아치기도 했고, 국민의당이 전국 지역위원장을 모집하는 것을 두고는 '소값을 후하게 잘 쳐주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조선일보 데일리 팟캐스트 '모닝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직설화법이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평을 듣자 "야채가 '아삭 아삭하면서 (삶은 야채처럼) 부드러울' 순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저를 평가하는 분들의 지적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많이 녹여내려 한다"면서도 "하지만 다 녹여내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존재하기 힘든 물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직설화법은 주변에서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유능하고 저돌적인 정치인"이라고 했으나 "국민적 기대가 워낙 크다 보니까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정치권에서는)써도 되는 언어와 안되는 언어가 있다"면서 "이 대표(당시 후보) 언변이 당 대표로서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 대표의 직설화법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화법은 잘하면 국민의힘 전체의 변화를 압도할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기존 정치권과 전혀 다른 문법을 구사해 국민들에게 신선하고 유쾌함을 줄 수 있는 것은 강점"이라면서 "반대로 큰 틀에서 과하게 발언을 한다면, 예를 들어 당내 공감이 없는 얘기를 당 대표가 한다면 당의 의결기구나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직설화법으로) 대단한 성취를 했기 때문에 자기 확신이 더 강해졌을 것이고, 그걸 통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발언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불안, 불신 등을 던져줄 수가 있다"면서 "지금은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나 어떤 계기가 있다면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돌직구가 기존 정치문법에서 벗어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직설적이고 짧은 화법을 많이 구사한다"면서 "가슴을 팍 찌르는 돌직구 같은 것이 정치에서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막말과는 구분해야 하지만, 돌직구를 하는 사람이 막말은 잘 안한다"고 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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