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표,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장 ‘1인 시위 현장’ 방문…“재판 과정부터 챙겨보겠다” 여론 최소 80% 이상 ‘압도적 찬성’에도…이준석 “의사들의 의료 행위를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 비판 쇄도 박주민 “최근 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문제가 크게 불거진 바 있고, 국민 대다수도 설치를 바라고 있으니 지체할 이유나 여유가 없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 설치를 요구하며 1인 시위 중인 의료사고 피해자 고 권대희씨 유가족인 이나금 의료정의 실천연대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안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지도부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들의 의료 행위를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황당한 주장", "블랙박스 때문에 운전 실력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나" 등 십자포화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안'은 국회 보건위에서 논의 중인 대표적인 민생 법안 중 하나다. 앞선 여러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술실 CCTV 의무 설치에 최소 80%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는 빠르게 입법 처리를 하려는 입장이다.
송영길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78일째 '수술실 CCTV 설치 촉구' 1인 시위 중인 이나금 의료정의 실천연대 대표를 격려 차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의료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권대희씨의 모친이다.
이 대표는 송 대표에게 "전날 이준석 기사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 분이 아직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21대 국회가 1년이 지났는데 무슨 논의가 더 필요한가. 그 분은 민생 법안에 관심이 없고 할 용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탄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한 뒤 "수고가 많으시다. 재판 과정부터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대표는 "이 대표를 만날 때 그 쪽 의견도 물어봐야 한다"며 "양쪽의 논쟁 과정과 보고를 듣겠다"고 전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법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수술실에 CCTV가 보급되면 의사들이 소극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우려에 "황당한 주장"이라며 "그의 주장은 과속감시 CCTV나 다른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때문에 운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고 직격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미 의료진의 요구로 모든 응급실에는 CCTV가 설치돼있다"며 "생명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의료 행위가 벌어지는 곳이 응급실이다. 이 대표 논리에 따르면 응급실 CCTV는 응급실 의료진의 소극적 의료 행위를 부른다. 앞 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도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하셨나 보다"라며 "최근 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문제가 크게 불거진 바 있고, 국민 대다수도 설치를 바라고 있으니 지체할 이유나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압박했다.
박 의원은 "오늘 우리 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좋은 제안을 했다. 6월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을 여야 합의로 빠르게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입법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소극적 진료에 대한 우려를 밝히며 전문가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고 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모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CCTV 설치법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의료사고를 줄이고 진상규명을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순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하지만 사회적으로 좀 더 논의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CCTV가 사실상 보급이 되면 의료 행위에 있어서 의사들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국민 건강에 있어서 더 긍정적인 방향성인지에 대해서는 저희도 전문가 의견을 좀 더 청취해보고 입장을 내겠다"고 답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