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지난 달 말 열린 정상회담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우리나라 모든 산업 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정보통신 및 사이버 분야에서 거둔 성과도 매우 중요하다. 한미 정상 간에 합의된 정보통신과 사이버분야 성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작금의 위협과 도전은 새로운 분야에서 한미간 파트너십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기후변화, 글로벌 보건, 5G 및 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하는 신흥 기술, 공급망 복원력 강화, 시스템 전환 및 개발, 그리고 인적 교류에 있어서 새로운 차원의 한미간 유대를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둘째, 이동통신 보안과 공급업체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방형 무선 접근 네트워크(RAN) 기술을 사용하여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효율적인 5G 및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5G 및 6G 공급망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셋째, 인공지능(Al), 5G 및 6G 등의 차세대 이동 통신 네트워크, 개방형 RAN 기술, 양자 기술 및 생명 공학을 포함한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넷째, 과거 사이버범죄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랜섬웨어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법 집행 및 국토안보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사이버 워킹그룹을 설립하기로 했다. 다섯째, 법 집행, 사이버 안보, 공중 보건, 녹색 회복 증진과 관련한 아세안 역내 공조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최근에 발표된 전경련의 인공지능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니라의 AI 경쟁력은 미국의 80.9% 수준이며 1.8년의 기술격차는 몇년 째 이어지고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과기정통부의 발표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미국의 83%이고, 1.9년의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나타났다. 핵심 신흥 기술에 대한 미국 경쟁력 우위를 고려하면 미국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이전 등의 협력이 요구된다.

이번 정상간의 정보통신과 사이버분야의 성과가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하는 인공지능, 5G 및 6G 등 이동통신, 반도체, 양자 기술과 생명공학 등의 신흥 기술을 협력 대상으로 합의하고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은 우리나라 정보통신 및 사이버보안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이다.

양국이 국제표준화 기구에서 보안을 포함한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신흥 기술 분야가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그리고 정보보호로 연결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부의 DNA 추진 전략 분야와 일치하고 있는 점은 협력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 한미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 모델의 구축이 협력의 지속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대부분의 신흥 기술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흥 기술 분야별로 상호 성공 협력 모델의 개발 및 적용을 통해 협력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최근 전 세계적 차원에서 당면 문제가 되고 있는 랜섬웨어 대응을 위해 사이버 워킹그룹을 설립하고 이동통신 보안과 공급망 복원력의 중요성을 인정한 점은 사이버보안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점이다.

이번 성과를 완성하기 위한 다양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먼저, 양국의 최상위 수준에서 협력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협력 분야별 국내 거버넌스 구축도 요구되며, 분야별 한미간 각 정부 부처별 협력 채널 구축과 구체적 행동계획의 마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과기부를 중심으로 산업체, 연구 및 공공기관, 대학 등 주요 참여 주체의 식별이 필요하며, 이들 참여 주체간의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둘째, 기술의 성숙도와 기술 격차에 따라 협력의 형태도 달라져야 하므로 기술 분야별 다른 협력 형태를 갖는 대응이 필요하다. 협력 형태는 공동연구개발, 기술 이전, 국제 표준화 협력, 산업 응용 확산 등 형태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6G 이동통신과 양자기술의 경우, 연구개발, 기술이전, 국제표준화, 응용 확산 등의 모든 협력 형태가 요구된다.

셋째, 공급망 복원력 강화의 경우, 신흥 기술 분야별로 상호보완적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 공급망은 원자재 소싱에서 시작하여 제품 및 서비스의 제조, 가공, 취급 및 납품을 통해 구매자까지의 모든 프로세스의 집합이다. 공급망 복원력은 서비스가 항상 가용해야 하고, 안정적이고 예측대로 동작해야 하며, 장애 또는 공격시 신속하게 복구되어야 하는 특성을 만족해야 한다. 이러한 공급망 복원력 협력이 요구되는 분야는 5G 이동통신이나 반도체 등이다.

넷째, 글로벌 현안인 랜섬웨어 대응과 이동통신 기술 분야에서 다차원적인 사이버보안 분야 협력은 강화되어야 한다. 사이버보안은 서비스의 가용성과 신뢰성,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랜섬웨어 대응은 실시간 사이버보안 정보 공유를 통한 실시간 대응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우수한 사이버 보안 제품이나 서비스의 아세안 시장 진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한미 정상 간에 이룬 성과를 글로벌 선도형 정보통신 및 사이버보안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한미간의 동맹도 군사안보 중심에서 한 단계 성숙시킨 기술·경제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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