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CES 2020'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모델이 '디지털 콕핏 2020'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작년 'CES 2020'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모델이 '디지털 콕핏 2020'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김위수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로 넘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동차 전장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9조원을 투자한 하만과의 시너지효과가 아직까지는 모호한 상황이며,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반도체 내재화 사업도 시간이 필요해 경쟁력 확보라는 숙제가 주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차세대 산업인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80억 달러(약 9조원)를 들여 '하만'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삼성전자가 보유한 정보기술(IT) 역량과 하만의 전장사업이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략인 전장사업을 본격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9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인수금액을 지불한 이유다. 당시 인수 금액은 2017년 기준 국내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지 4년여가 흘렀지만, 전장사업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독일 완성차업체 아우디에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반도체 '엑시노트 오토 8890'를 공급한 것이 유일한 실적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하만이 신규 고객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하만 인수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승욱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을 전장사업팀장에 임명했고,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크리스천 소봇카를 하만 전장부문장에 선임했다. 또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전장 담당 조직도 통폐합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13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수급 내재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차그룹이 지분 80% 인수를 결정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물류 자동화 등의 시너지도 구체화해 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차량용 반도체는 글로벌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차 1대에는 반도체가 200~400개 들어가지만 자율주행차에는 2000여개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완성차 입장에서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다만 정부에서 추진하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 사업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또 스마트폰 등 가전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비해 차량용은 교체 주기가 길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국내 경쟁력 기반도 단단하지 못해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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