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후쿠오카 금융그룹 자회사 형태 소매·여행업체 제휴 통해 상품 구매 시 즉시 대출 "국내 금융사도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마련 필요"
모두의 은행 서비스 화면 (모두의 은행 홈페이지 캡처)
신용카드나 QR코드를 활용한 비현금결제수단을 이용하는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일본에서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했다. 9월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인터넷은행 경쟁이 심화하고, 시중은행도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일본 사례가 등장해 관심이 모인다.
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인용한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일본 최초로 은행 점포나 웹페이지 없이 스마트 폰 앱 하나로 이용 가능한 인터넷은행 '모두의 은행'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의 지방금융지주 격인 후쿠오카 금융그룹 산하 자회사 형태로, 올해 40만계좌, 2023년까지 120만계좌 개설을 목표로 한다.
보도에 따르면 계좌 개설은 스마트폰의 영상 통화 기능을 통해 수시로 할 수 있고, 편의점 ATM을 통해 입출금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점포에서 결제를 하면 돈이 인출되는 '버추얼 직불 카드'도 발급한다. ATM 인출 수수료는 월 15회까지 무료로 제공되고, 계좌잔고가 부족해도 최대 5만엔(약5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일종의 신용공여 기능이 들어간 셈이다.
현지 핀테크사인 '머니포워드' 계정 스크래핑을 통해 타 금융기관 계좌잔고,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의 입출금 사용내역과 출금예정액, 교통카드 이용내역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1300여개의 금융기관 자산정보가 연동된 것이다. 대부분 국내에는 이미 도입된 서비스들이다.
주목할만한 건 외부 일반기업 다수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업체나 여행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상품 구매 시 즉시 계좌개설과 대출을 할 수 있고, 여행 중에는 전 세계 가맹점에서 직불카드를 충전없이 사용 가능하게 했다. 거래내역을 해시태그로 분류해 구매형태에 따라 자산변동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성영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도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 기존 인터넷뱅킹과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국내 금융사가 핀테크·빅테크기업이 주도 중인 디지털뱅킹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경직된 문화를 개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현금 선호 성향이 강한 일본은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이 타 국개대비 다소 늦은 편이다. 한국의 비현금결제율은 96%인데 비해 일본은 20%로 주요 선진국 중 독일(16%) 다음으로 두번째로 낮다. 은행고객의 비대면 창구 활용률도 글로벌 평균이 72%인데 비해 일본은 2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