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웹툰 업체 등이 슈퍼 IP(지식재산권)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슈퍼IP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는 데다, 국경을 뛰어넘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IT 플랫폼을 탄생시키는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퍼IP는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디지털 콘텐츠 업계에서 우수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주요 성장동력이며,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어 무한히 확장 가능한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던전앤파이터' /라인프렌즈와 IP 비즈니스 전개 파트너십을 체결한 '카트라이더'
(왼쪽부터)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던전앤파이터' /라인프렌즈와 IP 비즈니스 전개 파트너십을 체결한 '카트라이더'
◆ 다양한 업계와 '합종연횡'…슈퍼IP 확보 나선게임 업계 = 11일 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지분 투자한 크래프톤,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합작 기업 설립한 스마일게이트 등이 슈퍼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게임사 '맡형' 격인 넥슨이 대표적이다. 넥슨은 자사의 대표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 앤 파이터'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3편을 제작, 중국, 일본, 한국에서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올 초 15주년 기념 아트전 '아트던전:던파를 그리다'를 개최하고, 아트북을 발간하는 등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세계관을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 중이다.

또한 넥슨은 자사 대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활용해 본격적인 IP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해 지난해 라인프렌즈와 글로벌 IP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넥슨은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IP 비즈니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카트라이더 IP의 콘텐츠 제작,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해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텐센트와 세기천성이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카트라이더에 현지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인프렌즈의 브라운앤프렌즈가 신규 캐릭터로 추가, 중국 앱스토어에 4위까지 오르는 등 수많은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카트라이더의 신규 유저 중 약 40%가 브라운앤프렌즈의 캐릭터로 인해 유입되었고, 게임 호감도 또한 61%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넥슨은 지난 5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내 '브라운앤프렌즈' IP 활용한 캐릭터와 카트, 스티커, 코스튬 등을 글로벌 순차 공개하며, IP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넥슨은 이 외에도 지난해 '글로벌 IP를 확보하는 데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미국 완구 회사 해즈브로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 반다이남코 홀딩스 등 우수한 IP 개발 회사에 투자하는 등 본격적인 슈퍼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스튜디오N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된 '스위트홈'/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진행한 '여신강림'
(왼쪽부터) 스튜디오N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된 '스위트홈'/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진행한 '여신강림'
◆ 슈퍼IP의 시장 가능성을 빠르게 검증하며 앞서 나가고 있는 웹툰 업계 = 디지털 콘텐츠 업계에서 빠르게 슈퍼IP의 시장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적극 육성하기 시작한 곳은 웹툰 업계다. 지난해 말 기준 월간 순 사용자(MAU) 약 7200만 명, 연간 거래액 82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1위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4년부터 북미를 시작으로 100여 개 국에 진출, 자사 IP의 영향력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전부터 기울여왔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된 스위트홈은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8개국에서 시청률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여신강림 또한 드라마 제작은 물론 최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해당 IP 상품을 선보이며 커머스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은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 설립을 통해 IP를 드라마, 영화 등 2차 창작물로 제작하는 등 IP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통해 글로벌 슈퍼IP 확보의 뜻도 내비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또한 경이로운 소문, 인간수업 등 자사 웹툰 IP를 2차 창작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까지 해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수 등을 통해 외부 슈퍼IP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왼쪽부터)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콜라보레이션해 만든 BT21/  BT21의 공식 글로벌 서포터즈 'UNISTARS(유니스타즈)'
(왼쪽부터)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콜라보레이션해 만든 BT21/ BT21의 공식 글로벌 서포터즈 'UNISTARS(유니스타즈)'
◆세계관 구축·글로벌 팬덤과 소통…슈퍼IP 육성 성공 공식 써 내려 가는 캐릭터 IP 업계 = 슈퍼IP 육성의 중요성을 빠르게 인지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은 캐릭터 IP 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아기상어'는 넷플릭스, 텐센트 등 글로벌 OTT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은 물론, 국내외 500여 개사와 총 1000여 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왔다. EBS의 '펭수'도 유튜브뿐 아니라 방송사를 가리지 않는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다양한 기업들과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 일상으로 파고들며 IP 인기를 확장하고 있다.

캐릭터 IP 업계에서 세계관 구축 및 글로벌 팬덤과의 긴밀한 소통 전략으로 슈퍼IP 육성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써 내려 가고 있는 대표 케이스는 라인프렌즈다. 라인프렌즈는 캐릭터IP를 제품에 입혀 상품화하는 일반적인 리테일 기반 비즈니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캐릭터 자체에 세계관을 부여하고 팬들과 함께 스토리텔링을 완성해 나가며 IP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 2017년 라인프렌즈와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이 콜라보레이션 해 탄생한 BT21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MZ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글로벌 인기 캐릭터IP로 성장했다.

BT21은 기존 여타 브랜드들이 진행했던 단순 아티스트의 외모적 유사성 및 이름만을 빌린 것이 아닌, BTS가 캐릭터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해 탄생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라인프렌즈의 크리에이티브 역량과 BTS의 창의성이 더해져 탄생한 BT21은 외모부터 성격, 세계관까지 설정해 나가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캐릭터가 될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 또, BT21의 과거와 현재, 미래 꿈 등 MZ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담긴 BT21 유니버스를 지속 공개하며, 각 캐릭터가 고유의 개성과 매력, 세계관을 전개해 나갈 수 있는 배경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이나 라인프렌즈, 넥슨처럼 기업 스스로 슈퍼IP를 육성하기 위한 노하우를 빠르게 확보하고, 이를 통해 업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있을 때 미래의 치열한 디지털 콘텐츠 업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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