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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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보다도 자전거 문화가 발달돼 있는 일본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온 것이 자전거관련 규제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구매할 때 등록스티커를 배부받아 불법주차, 도난 관련 관리를 받게 되고 신호위반, 교차로 통행 시 자동차 진로 방해, 보행자 통행방해 등을 3년내에 2회 이상 위반한 사람들은 수강료 5700엔(약 6만5000원)을 내고 안전강습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특히 도쿄는 지난해부터 자전거 사고에 대비한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운송수단인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는 자전거보다 더 엄격하다. 일본에서 0.6kwh 이상 출력의 킥보드를 타려면 일단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지자체에 소유주가 누군지 등록하고 세금까지 내야 한다. 여기에다 자동차 책임배상보험 등의 가입은 물론 무면허로 운전하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약 54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한 방향지시등, 전조등 없이 타고 다니다 적발될 경우 3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만엔(약 54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용자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헬멧 착용이 자전거와는 반대로 의무로 규정돼 있어서 모두 편하게 타고 싶지만 '헬멧'이라는 가장 큰 장애물로 인해 크게 대중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지난 4월 중순부터 도쿄 시내에서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도심에서 자동차도로와 자전거도로를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채 전동킥보드를 자유롭게 타고 이동하는 모습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이를 경찰들도 지켜만 보고 정지를 시키거나 규제를 전혀 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LUUP'사가 운영중인 공용 전동킥보드가 바로 이 헬멧 착용을 '위반'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원래 도심내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 업체는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동킥보드를 대중적인 공유서비스로 키우기 위해 2년 반 전부터 정부와 협상을 통해 작년 10월 관할 부처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신규사업특례' 조항에 따르는 '실증실험' 자격을 따냈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다양한 도로 테스트를 전문가 집단과 함께 운영하면서 가장 안전한 속도를 비롯해 운행 가능한 도로 종류의 결정, 방향지시등 전조등 백미러 같은 운송장비의 기본 사양, 면허 여부 등 각종 규정들을 정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항목인 헬멧착용 여부는 운전자의 임의에 맡기는 것으로 전격 결정한 후 본격적인 '실증실험 서비스'에 들어간 것이다.

전동킥보드는 원래 일본에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헬멧 착용이 의무이지만 이번 신규사업특례에 따라 '도로 실증실험'을 하는 'LUUP'사의 경우에만 경운기와 같은 '소형 특수 자동차'로 분류돼 헬멧 착용이 필요 없는 융통성이 발휘된 것이다. 이로써 시속 15킬로의 저속이지만 편하고 저렴(기본 10분에 110엔, 1분당 16.5엔 과금)하게 도심을 활보하는 공유 모빌리티가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타고 다니는 전동킥보드는 여전히 헬멧을 써야 한다.

한국의 경우 새로운 공유서비스 사업 진작과 규제 개혁을 명분삼아 관련 업체의 강력한 요구들을 정부가 전격 수용하면서 작년 5월과 12월 2회에 걸쳐 전동킥보드에 대한 면허와 나이 등 여러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후 이 공유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했는데 반대로 이와 관련한 많은 인명 사고가 일어나자 올해 부랴부랴 다시 강력한 규제를 발동시켰다.

지난 5월 13일부터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면 10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하고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타다 적발되면 범칙금 2만원을 내야 한다. 그러자 사용자가 절반 이상 감소됐고 절대절명의 사업 위기에 봉착한 국내 공유서비스 5개사는 지난 8일 장비 속도를 낮출테니 헬멧착용을 완화해달라는 진정서를 정부에 공동으로 전달하고 선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똑같은 서비스를 두고 양국이 대하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다르다. 일본의 '실증실험'이 성공할지 한국의 '실제실험'이 성공할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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