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조국 사태 사과 등 목소리 갈라지자 '단합' 강조 국민의힘 "68명 초선, 송영길 1명 목소리보다 작을 지경"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당찬 패기는 대통령 앞에선 사라졌다. 조국 사태나 부동산 실정 등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도 전혀 없었다.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 모임인 '더민초' 회원 68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초선의원들을 향해 "좋은 가치를 가진 진보가 정책 뿐 아니라 내부 단합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자들이 만들어진다"며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전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청와대와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오자 '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하며,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정부는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초선들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지지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달라"고 했다.
이같은 대통령 발언에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전혀 내지 못했다. 당 내에서 기득권 기성 정치인들에 반발해온 이들은 유독 대통령 앞에선 작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조 전 장관 관련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고영인 의원은 초선을 대표해 문 대통령이 초선 간담회 요청에 대해 보고 받자마자 일체의 망설임 없이 바로 수락한 것과 한·미 정상회담 큰 성과 대해 감사를 표했다"며 "코로나19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을 초래한만큼 재난지원금과 전국민 고용보험 손실보상제에 대한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고 했다.
개별 의원 발언에서도 양이원영 의원이 '기후위기 속에서 향후 석탄발전소 7개가 건설 계획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사업분야를 더욱 확대달라'고 요청했고, 천준호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제와 관련해 보다 과감한 조직 분리와 인적쇄신, 원가공개, 값싸고 질좋은 아파트 공급' 등을 건의한 것이 전부였다. 양기대 의원은 '방미 성과를 계기로 도보다리 (회담)의 영광을 재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쓴소리 없는 반쪽짜리 일방통행 간담회가 됐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의욕이 큰 초선의원들이기에 국민들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교언영색하기 급급했다"면서 "그래서 오늘 68명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목소리는 그나마 쓴소리를 했던 송영길 대표 한 명의 목소리보다 작을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배 의원은 "연일 급등하는 물가,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재정 확대로 인한 부채증가에 대한 우려, 반쪽짜리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 '도보 다리의 영광을 재현해 달라'는 뜬금없는 문비어천가가 더 크게 들렸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