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채널사용료 인상 두고
IPTV3사 - CJ ENM 갈등 심화
과기정통부 "논의의 장 마련"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와 미디어 강자로 부상한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IPTV방송협회가 2일 CJ ENM을 향해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고 집중 공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국내 유료방송사업자에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CJ ENM의 글로벌 확산 전략의 시작이란 말인가"라면서 "유료방송시장의 동반자를 폄훼하고 왜곡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명문은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IPTV 3사를 비판하며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촉구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강 대표는 "SO(종합유선방송)의 경우 가장 많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IPTV사들은 좀 인색한 것 같다"고 통신 3사를 공격했다.

CJ ENM은 최근 IPTV 3사에 실시간 채널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CJ ENM은 IPTV 3사가 콘텐츠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25% 인상은 '제값 받기'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IPTV 3사는 국내 미디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IPTV협회 측은 "CJ ENM과 같은 대형 콘텐츠 사업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지상파 사업자에 콘텐츠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2019년에는 수신료 매출 대비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48%를 넘어서 1조1712억 원을 지불했다"고 반박했다. 협회는 이어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로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기준 IPTV 점유율 51%보다 높은 63%를 지급하고 있다"며 "IPTV사들이 콘텐츠 수급 비용에 인색하다는 CJ ENM의 주장은 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IPTV협회는 CJ ENM이 글로벌 스탠더드화라는 미명 하에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제작비를 충당하려 한다고도 날을 세웠다. 무엇보다 CJ ENM이 사례로 든 국가인 미국의 경우 유료방송 이용요금이 우리나라에 비해 9배 이상 비싸다는 설명이다. IPTV 업계는 "우리나라가 미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사실상 이용자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CJ ENM이 글로벌 마켓을 타겟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IPTV 진영과 CJ ENM가 콘텐츠 사용료를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은 쉽사리 봉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IPTV 업계와 CJ ENM은 지난달 27일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주재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각종 현안을 논의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조 차관은 "최근 사업자 간 갈등 관계가 외부로 표출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양 진영의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양측이 또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 자칫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만간 갈등 해소를 위한 논의의 장을 다시 만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5%라는 파격적인 인상을 요구하는 CJ E&M에 맞서 IPTV 진영도 최악의 경우 CJ ENM 채널을 빼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황이어서 봉합이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채널 대가산정 협의회, 유료방송사-PP 상생협의체 등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다양한 각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일이 시청자 피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최대한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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