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윤희숙 의원과 잇단 회동
권성동 "국힘 합류하겠다는 신호"
독자노선 보다 입당설 기성사실화
대선준비단 역할 小조직도 준비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워밍업(Warming up)'이 끝나고, 이르면 다음주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윤 전 총장과 최근 회동을 가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일 모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열과 성을 다해, 몸과 마음을 바쳐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뉘앙스로 말했다"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가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알렸다.

윤 전 총장이 제3세력으로 남을지, 국민의힘에 입당해 제1야당 대선주자로 나설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정해진 수순으로 보고 있다.

◇'열공' 윤석열, 대권 향한 포석=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대선을 약 1년 남긴 시점에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조용히 철학 등 인문학부터 블록체인과 반도체, 스타트업 등 경제학까지 각계 전문가들과 만나 견문을 넓히면서 대권 수업에 열중해왔다. 퇴임 직후에는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노동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삼성경제연구소 출신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 석학들과 만나 다양한 '대통령 도전을 위한 수업'을 받았다. 또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에서는 정덕균 석좌교수로부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자문을 듣거나,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블록체인과 코딩교육 등 신산업 현황도 배웠다. 최근에는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를 만 LH 사태와 주택공급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와도 서울 연희동 일대 골목상권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들어서 그는 점차 정치권과 접촉면을 넓히며 '정치인 윤석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개인적 친분이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강릉에서 만났고, 그에 앞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윤희숙 의원 등을 만났다. 장제원 의원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결심이 섰다"면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의 약점으로 꼽히는 정치적 경험 부재를 단시간 내 만회하려는 광폭 행보로 풀이된다.

◇정계 등장 가시권, 대선 캠프도 윤곽=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공식적 정계 입문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준비단 역할을 할 소규모 조직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이나 공보, 정무, 수행 등을 맡을 최측근들로만 조직을 꾸리고, 그동안 윤 전 총장의 처가 관련 의혹과 부당 징계 소송을 도운 법률대리인들 중 일부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을 우군을 자처하는 모임도 이미 등장했다.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종욱 전 한국체대 총장, 박상진 국악학원 이사장 등 전문가 33인 참여한 '공정과 상식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윤 전 총장이 공정과 상식과는 아직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이지만, 대선 행보를 시작한다면 정책 그룹으로서 상당한 보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의 정계 등판 시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는 11일 이후가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힘실리는 국민의힘 입당설=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한 뒤 줄곧 독자 노선을 걸을지 국민의힘에 합류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윤 전 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이 불발로 그치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면서 독자 노선보다 국민의힘 입당설이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만난 권성동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그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최근 연이어 회동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는 신호"라며 "대권 도전을 국민의힘과 함께 하겠다는 정치적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아무리 대중적 인기가 높다 해도 정치권은 매우 험난한 곳이다. 버텨내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은 대선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대선을 완주하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일지로 본 윤석열 행보

3월 4일 검찰총장직 사퇴

3월19일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와 만남

3월 22일 통일외교안보 전문가 이종찬 초대 국정원장과 만남

4월11일 노동·복지전문가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만남

4월 중순 전 외교부 차관 김성한 고려대학교 교수와 만남

5월8일 삼성경제연구소 출신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과 만남

5월17일 서울대 반도체연구소 정덕균 석좌교수와 만남

5월24일 블록체인, 코딩교육 분야 스타트업 대표들과 회동

5월26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회동

5월27일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와 만남

5월29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강릉 회동

6월1일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골목상권 회동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설명을 듣고 있다. 유튜브 장예찬 TV캡처=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설명을 듣고 있다. 유튜브 장예찬 TV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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