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성명에서 "나는 미국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인종 테러의 깊은 뿌리를 반성할 것을 촉구하고, 우리나라 전체에 걸쳐있는 조직적인 인종차별을 근절하는 작업에 다시 헌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100년 전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습격으로 가족과 아이들이 냉혹하게 살해됐고 집과 상점, 교회가 불에 탔다"고 사건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털사 학살에서 살아남아 현재까지 생존해있는 피해자 비올라 플레처(107)와 휴스 밴엘리스(100) 남매, 레시 베닝필드 랜들(106)을 거명하면서 "생존자들과 희생자의 후손들에게 우리가 (이 사건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지요.
성명 발표가 끝나자 털사 학살 희생자의 후손들은 휠체어에 탄 플레처와 밴엘리스 남매에게 꽃다발을 바쳤고 백발의 남매는 이 꽃을 고이 품어 안았습니다.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손뼉을 쳤고, 흰옷을 차려입은 흑인 무용수들은 아프리카 고유의 북소리에 맞춰 생존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공연을 펼쳤습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플레처는 7살이었다고 하네요.
털사 대학살은 1921년 5월 31일부터 이틀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시(市) 그린우드에서 백인들이 흑인들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입니다. KKK(큐 클럭스 클랜) 소속 백인우월주의자들이 공격을 주도했고 백인 경찰까지 가세했습니다. 19세 흑인 남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17세 백인 여성을 폭행했다는 주장에서 촉발된 비극이었습니다. 1박 2일간 이어진 사태로 그린우드는 당시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릴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흑인 동네였으나 폐허가 됐습니다. 최대 300명의 흑인이 죽고 수천 명의 흑인이 집과 일터를 잃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일 털사를 직접 방문해 흑인 역사 박물관 겸 교육관 역할을 하는 그린우드 문화센터를 둘러보고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털사 방문일은 털사 시당국이 오클라호마주 고고학 조사팀과 함께 100년 전 학살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에 착수하는 날이라고 하네요.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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