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중진인 권성동 의원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퇴임한 이후 현역 정치인과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은 권 의원(사법고시 27회)의 검찰 후배이자 어린 시절 동갑내기 친구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에는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다. 이번 만남도 윤 전 총장이 강릉에 있는 외가 친인척을 방문하고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이후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강릉에서 권 의원을 비롯해 1990년대 중반 강릉지청 근무 시절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들과 만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권 의원 측은 "권 의원이 지난 주말 윤 전 총장을 만난 것이 맞는다"며 "윤 전 총장한테 며칠 전 연락이 먼저 와서 만났다"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 전 총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과의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외가를 방문해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이후 만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권 의원과 만나는 자리에는 윤 전 총장이 1990년대 중반 강릉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들도 함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총장은 일행이 "무조건 대선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대선 출마를 권하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칸막이 없는 식당에서 식사하다 주변 시민들의 요청에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 "여러 사람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권 의원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 옆에서 정무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권 의원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만났을 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정치적인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구체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권 의원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국회 측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당시 특검팀의 수사 팀장이었다.권준영기자 kjyk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