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3선 의원으로서 출마…"0선 대표 각광받는 시대에 더더욱 중진 최고위원 돼야" '이준석 견제' 질문엔 "李 평가 안해…둘다 선택 받으면 당대표 잘 모셔 리스크 줄일 것" "친박은 멸종됐고 다른 계보정치가 걱정" 유승민계 겨냥한 듯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재원 전 의원이 31일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3선 중진 출신으로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김재원 전 의원은 31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국무총리를 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할 때까지는 나름의 정치적 판단력이 있다고 봤으나 (국회의원) 0선(選) 당대표가 되고 나서는 자기 판단을 잃고 당을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0선 중진'이라는 별칭을 지닌 30대 당권주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간접적인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표가 되거나 초선 등으로 지도부를 구성해서 (정치적) 결정할 때는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없고 지도력에서 심각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지지를 많이 받았고, 리더십도 갖춘 황 전 대표가 당을 붕괴시킨 상황을 보면서 당대표가 단순히 인기만으로 가면 안 된다는 실증적 사례로 본다"며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가 0선이나 신진그룹이 주축이 되는 경량급으로 구성되면 대선 국면에서 정무적 판단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0선 대표가 각광 받는 시대에 더더욱 중진들이 최고위원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당권 지지도가 높은 이 전 최고위원이 선출될 경우 우려스럽다는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전 의원은 "개인적인 평가는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고, 저도 최고위원으로 선택되면 제가 당 대표를 잘 모시고 리스크를 줄여가며 대선 국면에서 승리로 갈 수 있는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를 결심한 배경으로는 "우리당의 지도부에 대구·경북의 지원을 받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과거에 뿌리가 대구·경북의 정치적인 역할과 함께 해왔다. 우리 당의 역사가 결국 대구·경북 시·도민의 절대적 지지아래 이어져왔다. 그래서 중앙에서 대구·경북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라며 대구·경북의 유일한 최고위원 후보에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친박(親박근혜) 핵심 일원으로까지 분류됐던 김 전 의원은 이날 "친박 맞다. 아니라고 주장해도 믿어줄 사람 없다. 스스로도 인정한다"면서도 "정치권 남아있는 사람 중에 친박은 거의 멸종 상태다. 과거에 친박이었지만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친박은 멸종상태기에 친박이라는 비판을 두려워하진 않는다, 다른 형태의 계보정치가 등장할까 걱정된다"고 지적해, 이 전 최고위원을 둘러싼 유승민계 논란을 부각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저는 지역구도 뺏긴 자유계약 선수고 정치 일선에서 환멸을 느끼고 손절하고 떠났었다"며 "다시 발을 들인 입장에서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최고위원 선거는 지방선거 바라본 포석이 아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