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운송 넘어 ‘지구 수송 수단’ 넘봐
붐 슈퍼소닉, 버진 갤럭틱 등 경쟁
마하 2-3 속도로 50석 이내 비행기 제작

2030년 상용 비행을 목표로 하는 '붐 슈퍼소닉'의 오버추어 초음속 여객기 컨셉 모델  <출처-Boom>
2030년 상용 비행을 목표로 하는 '붐 슈퍼소닉'의 오버추어 초음속 여객기 컨셉 모델 <출처-Boom>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현실로 바짝 다가오고 있다.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 운송 수단인 로켓을 지구 수송을 위한 모빌리티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이 점점 영글어 가고 있다. 우주 로켓이 사람이나 화물을 빠르게 실어 나르는 차세대 항공 수단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가장 앞선 기업은 초음속 여객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붐 슈퍼소닉'이다. 지난해 초음속 시연기 'XB-1'를 공개했다. 2016년 콩코드보다 빠르고 저렴한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 컨셉 모델을 선보인 지 4년 만이다.

XB-1은 오버추어를 3분의 1로 축소한 모델로, 풍동시험과 비행테스트를 거쳐 올해 매월 5∼10대의 항공기를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을 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붐 슈퍼소닉이 최종 완성 예정인 초음속 시연기는 마하 2.2의 속도로, 최대 5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규모로, 2025년 비행모델이 공개될 예정이다. 2030년에는 세계 500개 도시를 운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초음속 여객기 시대를 연다는 게 붐 슈퍼소닉의 구상이다.

영국의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표적인 우주 기업 버진 갤럭틱은 2019년 롤스로이스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마하 3의 항공기 초기 설계 개념도를 공개해 초음속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2019년 우주비행기로 고도 90㎞까지 올라간 후 내려오는 유인 시험비행을 두 차례 성공했고, 향후 우주비행기 프로젝트인 '스페이스쉽투(SpaceShipTwo)'을 통해 승객 비행에 성공하면 후속 모델(스페이스쉽쓰리)로 대륙횡단 우주비행에 나서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블루오리진 역시 자체 확보한 '뉴셰퍼드 발사체'로 고도 100㎞ 인근까지 오르는 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조만간 유인 비행을 준비하는 등 우주로켓을 활용한 항공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하 3 속도를 목표로 하는 버진 갤럭틱의 '초음속 여행기' 초기 설계 개념도  <출처-버진 갤럭틱>
마하 3 속도를 목표로 하는 버진 갤럭틱의 '초음속 여행기' 초기 설계 개념도 <출처-버진 갤럭틱>
이에 질세라, 스페이스X는 2017년 세계 주요 도시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고도 100㎞ 이하로 비행하는 초고속 운송수단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스페이스X는 미군 사령부와 군사수송 임무에 로켓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티브 라이언스 사령관은 "C-17(미 공군의 대형 전략 수송기) 수송기가 한 시간 만에 전 세계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놀랄만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군의 작전에 우주 로켓이 투입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C-17 수송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본 오키나와까지 가려면 12시간 걸렸는데, 우주 로켓을 투입하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면, 무려 100톤 가량의 화물을 미국 서부에서 일본까지 30분 만에 '로켓 배송'해 주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또다른 항공기 제조사인 에리온(Aerion)은 2004년부터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3월 마하 4 이상의 속도와 항속거리 7000㎞를 목표로 하는 50석의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에리온 AS3'를 발표했다.

콩코드 이후 50년간 조용했던 항공산업에 초음속 여객기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초음속 항공기는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 애프터 버너(추가 추력장치, 후연기)를 장착하거나 빼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다거나 제트 전투기 엔진을 도입하는 등 추진기관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초음속 비행기가 초음속을 돌파할 때 내는 큰 소음인 '소닉 붐'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소닉 붐을 완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뿐 아니라, 착륙 시 발생하는 소닉 붐과 발사 중 엄청난 소음도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기술적 난제가 빠른 기술혁신에 힘입어 해소된다면, 적어도 10년 이내 초음속 비행기 시대는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에리온사의 초음속 비행기 'AS2 컨셉' 모델  <출처=에리온>
에리온사의 초음속 비행기 'AS2 컨셉' 모델 <출처=에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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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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