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경기, 세계 경제 회복세 발맞춰 개선될 것 "수출·설비투자 외 민간소비·고용률 등도 성장 전망"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수출 호조와 지난 3월 말 국회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효과에 더해 올해 하반기 백신 접종이 크게 확대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것이란 예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전망'에서 "이번 전망은 지난 2월 전망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 이에 대한 가정에 기반해 이뤄졌다"며 "코로나19와 백신접종에 따라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고, 이는 경제 회복세로 이어지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 시나리오에서 예측한 4.0% 성장률은 백신접종이 올해 하반기 들어 크게 확대되며 감염병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는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4.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접종이 더 빨라지면 경제활동도 정상화될 수 있는데다,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입었던 업종들의 회복세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백신 접종이 지연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3.4%로 낮아진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국내 소비심리와 내수 경기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주요국 경기상황과 코로나 전개 양상을 반영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5.8%로 잡았고, 세계교역 성장률도 8.1%로 예상했다.
성장 관련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내수(1.8%포인트)와 수출(2.2%포인트) 모두 증가 전환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는 수출이나 설비투자 외에도 민간소비 등도 모두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가계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소득여건 부진이 완화되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가 올해 2.5% 늘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이후 축적된 가계의 구매력과 정부 지원정책 등도 향후 소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는 지난해 크게 위축되었던 대면서비스와 준내구재 소비(의복 등)가 개선세를 이끌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IT부문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비IT부문도 개선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7.5% 상승할 것으로 봤다. IT부문은 반도체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 IT부문은 글로벌 경기회복, 신성장·친환경 부문 투자 증가 등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착공물량 증가에 힘입어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전망으로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상품수출은 주요국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IT경기가 개선되며 올해 연간 9.0% 늘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고용 전망은 종전보다 밝아졌다. 올해 2월 전망 당시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8만명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14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실업률 전망치는 4.0%에서 3.9%로 소폭 내릴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커진데다,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며 수요 측 물가압력도 커져 1.8%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다만 내년 물가상승률은 1.4%로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내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금년보다 낮아지겠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경기개선흐름이 지속되면서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전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21년과 2022년중 각각 700억달러와 650억달러로 전망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4%대 중반에서 올해 3%대 중반, 내년엔 3%대 중반으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