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이용해봤을 카세트 테이프, 어쩌다 마그네틱 필름이 늘어나면 연필이나 펜으로 돌리며 다시 원상복귀를 시켜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마그네틱 필름이 늘어나거나 손상을 입으면 소리가 이상하게 늘어지고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현상은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것을 기술로 변화시켜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기타리스트 류정헌씨는 더욱 독창적이고 매력 있는 소리를 찾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던 중 앞서 말한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한 기술에 큰 매력을 느끼며 급속도로 빠져들게 되었는데, 이런 기술을 tape loop 라고 한다.
Tape loop는 카세트 테이프를 자르고 붙이며 반복적이고 리듬 있는 음향을 쌓는 기술이다. Tape loop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그네틱 필름을 잘라 붙여 고무밴드처럼 링을 만든다. 그 뒤 초속 4.75센티미터로 진행하는 테이프의 속도와 녹음할 소리의 시간을 계산해 테이프를 잘라 붙여 무한으로 반복되는 소리를 만든다. 단순히 녹음된 테이프를 재생하는 대신 가속되거나 느려진 음악에 의도치 않게 발생한 테이프의 손상이나 여러가지 노이즈들조차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Youtube 'ANALOG INVASION _ 배우 윤여정 tape loop' 영상 중
테이프 루프에서만 나오는 독특한 분위기와 감성 때문에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대중음악 작가들, 특히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앰비언트 장르의 작가들이 혁신적인 음향효과로서 테이프 루프 기술을 사용했는데, 류정헌 씨는 테이프 루프를 이용한 사운드 아트와 필름사진 콘텐츠를 함께 진행하는 복합적 아날로그 프로젝트 Analog Invasion (아날로그 인베이젼)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음악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이용하여 만든 독특한 작업물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아날로그 인베이젼 프로젝트에 정해진 틀은 없다"며 "경치가 좋거나 분위기가 남다른 장소에서 영상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유튜브 계정에 올리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