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차기 대표, 대선 중립성·공정성 요구돼" 朱 "여론조사 부정확, 신기루 좇다…" 李 "막판 계파주의 몰두…척결할 구태 보여줘" 받아쳐 당 밖 안철수 측도 "외관만 청년, 기득권 정신" 당대표 예비경선 돌입…여론조사 27일 마무리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지지율 '돌풍'을 일으킨 30대 원외주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향한 공세가 당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당권 경쟁자들 사이에선 '계파 문제'와 '편파 여론조사' 문제를 제기하며 견제에 나섰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6일 SNS에 "차기 당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계파에 속해있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 받는 당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당대표, 그것이 정권교체 당대표의 최고 스펙"이라고 자신을 내세웠다. 사실상 이 전 최고위원을 '대권 재도전'을 천명한 유승민 전 의원 측 당권주자로 지목하며 견제한 것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전 국민을 상대로 당원의 분포와 관계없이 지역별 인구대로 한 측면이 있다"며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부정확한 여론조사를 너무 많이 생산하고 퍼뜨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같은 날 대국민 호소문에선 "이것 저것 실험하다 대선 승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는 없다"며 "인기라는 신기루를 좇다가는 사막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고 이 전 최고위원을 재차 겨눴다.
공세 대상이 된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서 '계파' 문제 제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구(舊)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맞받았다. 정치권에서 함께 유승민계로 간주돼 온 초선 당권주자 김웅 의원도 이날 "계파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느냐"고 나 전 원내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친이(親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통합연대'에서 '주호영 당대표 지지 지령'을 내린 문건을 확보했다는 보도를 SNS에 공유하며 "여기저기서 막판에 계파주의에 몰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후보들이 '이것이 척결해야 할 구태다'를 보여준다"고도 반박했다.
당 밖에서도 '이준석 때리기'가 잇따랐다. 여권의 견제에 이어 범(汎)야권 내 '안철수계'에서까지 제동을 걸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외관은 청년이지만 지난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선거과정을 통해 '야당은 오로지 돈과 조직이 있는 국민의힘만 존재할 뿐'이라는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고 혹평했다.
국민의힘은 김웅·김은혜·나경원·윤영석·이준석·조경태·주호영·홍문표 8인의 당권주자에 대해 이날부터 이틀간 당원선거인단(50%)·일반국민(50%)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이르면 27일 오후 본경선 진출자 5명이 결정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후보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