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겨눈 羅…"계파로부터 자유로운 당대표가 정권교체 최고 스펙, 가장 중립적 심판" 김웅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 꺼내, 흉가서 유령 봤다는 주장" 이준석 "羅야말로 친박계 지원받아"…'친이계 주호영 지지' 때리기도
(왼쪽부터)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전 원내대표.[사진=나경원·이준석 SNS,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차기 대통령선거 국면 등을 연결 짓는 '계파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SNS에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특정 계파에 속해있거나 특정 (대선)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 받는 당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당대표, 그것이 정권교체 당대표의 최고 스펙"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견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옛 새누리당 탈당,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까지 정치 여정을 함께 한 바 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실질적으로 당내에 늘 그동안 친이(親이명박), 친박(親박근혜), 김무성계, 유승민계, 이런 식의 계파의 변화가 와 있었다"며 '고질적인 계파의 그림자'를 거론한 뒤, "외부 (대선)후보들이 정말 마음 놓고 들어올 수 있는 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SNS에서 나 전 원내대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뽑을 당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단연 '정권교체'"라며 "정권교체의 함수는 비교적 명확하다. 지난 재보궐 선거의 학습효과가 있다. 후보 단일화는 필수 조건이고, 그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기에 차기 당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된다"며, 이같은 조건이 결여될 경우 "특히 우리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총장, 안철수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벌써부터 '미리부터 당 밖 주자들을 견제하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발언도 나온다. 정권교체 필패 코스"라고도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이 '용광로 국민의힘'이다. 모든 후보를 용광로에 넣어 단일화를 이뤄야 최적의 후보를 선출할 수 있고 이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며 "당 밖 인사가 준비가 덜 됐으면 기회를 주고 삼고초려해 모시는 것이 자강(自强)의 시작이고 정권교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그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 저는 오직 당원과 국민의 대리인일 뿐"이라며 "그렇기에 당내외 모든 대선주자에게 가장 중립적인 심판이 돼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원내대표의 이같은 주장에 유승민계로 불려온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반발했다. 초선 주자 일원인 김웅 의원은 SNS에서 나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계파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느냐"고 맞받았다.
이 전 최고위원도 나 전 원내대표의 발언을 인용한 기사를 SNS에 공유하면서 "말씀에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계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뒤이어 친이(親이명박)계 원로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단체 '국민통합연대'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당대표로, 이밖에도 일부 최고위원 주자들을 지지하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보도를 공유하면서 "여기저기서 막판에 계파주의에 몰두하는 것 같은데 저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후보들이 '이것이 척결해야 할 구태다'를 보여준다"며 "어떤 '장애물'과 어떤 '몹'(온라인 RPG 게임에서 사냥감·몬스터 등을 지칭하는 말)을 만나도 헤쳐 나가겠다"고 재차 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