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측 변론한 적 없다" 반박 아들 입사원서 '검사장' 표기에는 "아들 취업에 무관심, 청탁 없었다" 전면 부인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라임·옵티머스 변론 의혹과 아들의 '아빠 찬스' 취업 논란 등을 전면 부인했다.
야당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배제를 요구한 것에는 "취임하면 의견을 내겠다"고 즉답을 피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대해서도 "저도 수사 대상자라 말하기 어렵다"고 회피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으로부터 라임·옵티머스 측 변론과 아들의 전자부품연구원(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입사에 '아빠 찬스'를 활용했다는 의혹 등으로 질문공세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모든 의혹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8개월간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관련 사건,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을 수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변호사시절 라임 사건 2건, 옵티머스 사건 2건을 수임했다"고 지적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라임이나 옵티머스 자산운용이라는 곳을 변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재차 짚었다.
김 후보자는 "라임이나 옵티머스 판매·운영 사기 피의자를 변론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변호를 의뢰했던 측의 정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김 후보자는 "관련 법상 변호 업무를 수행한 의뢰인 측의 정보를 밝히면 비밀유지 위반이 될 수 있고, 의뢰인이 누구인지는 몸 담았던 로펌 측의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다"며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수사와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했다.
아들 취업 논란과 관련해서 전주혜 의원은 "후보자 아들이 2017년 공공연구기관에 응시원서를 제출하면서 무성의한 자기소개서를 내고도 합격했고, 양식에도 없던 검사장 아들을 기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 아들은 2017년 8월 연구원에 지원하면서 입사지원서류 '가족사항'에 부친 직업으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라고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은 2017년 5월부터 입사지원서 '가족사항'에 관계·성명·연령·동거 여부만 적도록 변경했는데, 김 후보자의 아들이 변경되기 이전 양식을 활용해 입사지원서를 낸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아들이 어제 오후 전화를 걸어 '아버지께 누를 끼쳤다. 죽고 싶다'고 해서 (지원서에 부친 직업을 적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지원서 응모양식에 가족사항과 부모 직업을 적게 돼 있어 아들이 곧이곧대로 적은 것 같다. 제가 봐도 적었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연구원을 알지 못하고 청탁도 한 적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아들 취업에 무관심했던 아버지였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이 "연구원 채용 경쟁률이 치열했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취업과 관련해서) 전혀 몰랐다"면서 "아들이 다니던 학교의 선·후배들이 그런 방식으로 대부분 들어간 것으로 안다. 140시간 일하고 100여만원 받는 곳이었다"고 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아들이 지원한 전형은 연구원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라면서 "분명한 것은 채용 예정인원이 4명이었고 지원자는 3명에 불과했다. 그 중 서류전형 합격자 2명을 뽑았고, 최종 채용에 이르렀다"고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퇴임 후 로펌으로부터 월29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은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선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인데, 국민 눈높이에선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전 금액이고 지난해 종합소득세 등으로 1700여만원을 납부했고, 내년에도 3000만원 정도 추가 납부해야 한다"고 답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