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는 26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하언태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교섭 대표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노사는 다음달 초 본교섭을 열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14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노령연금 수령 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로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등의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번 교섭에서는 국내 일자리 지키기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 대규모 투자를 놓고 '국내 공장 투자 확약'을 요구하며 강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전날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투자 관련 계획을 단체협상에 의거하고 국내 공장 투자를 기반으로 미래협약 체결에 나서야 한다"며 "미래 신산업으로 전개하는 수소전기차, 모빌리티, 로보틱스 사업에서 울산을 필두로 자동차 공장이 있는 전주·아산과 연구소가 있는 남양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2019년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를 둘러싼 한일 무역 마찰,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날 이상수 지부장은 "올해 반도체 부품공급 문제가 불거지는 등 교섭을 시작하면서 착잡한 마음"이라며 "교섭을 석달, 넉달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섭 집중화와 실무협의 강화를 통해 마무리 짓고 회사 미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언태 사장은 "생산적인 교섭을 벌이자는 노조 제안에 동의한다"며 "노사 공통분모는 생존이다. 노사 모두 교섭에 모든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위상에 맞는 성숙된 교서을 진행하자"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현대자동차 노사가 26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상견례를 갖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