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싫어하는 어줍잖은 현금 지원보다 자유로운 능력 경쟁을 뒷받침할 인프라 만드는 데 비용을 쓰는 게 더 큰 호응받을 것”
쓴소리 듣고 고개숙인 송영길 “가장 아픈 점을 지적해해주셨다”
“6월 1일까지 국민 소통 민심 경청의 시간을 갖는데, 다 종합해서 개인이 아닌 당을 대표해 국민께 정리한 것을 발표하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 청년들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조국사태'와 '내로남불',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에서 나온 '피해 호소인' 논란 들을 직접 언급하면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이 스스로 주창해온 '공정'과 '정의'가 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송영길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청년공간 '무중력지대'에서 '서울·부산 청년과 간담회'를 열고 청년 당원들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울과 부산 출신 20대 청년 약 25명이 참석했다.

부산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대학생은 "재보선 참패 원인인 2030의 분노는 민주당이 당의 비전인 공정과 정의를 본질부터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조국사태에 대해 '내로남불'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청년은 "최순실 사건 땐 한목소리로 비난해놓고 조국사태 땐 결이 다르다며 같은 선상에 놓지 말라고 했다"며 "한 줌도 안 되는 승리에 오만방자해 상대에 대한 잣대는 엄하고 날카로우면서 우리에게 들이대는 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 청년서울시당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다른 청년은 "대권 후보들의 복지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며 "이대남들은 문재인 정부를 사회주의나 '포퓰리즘 퍼주기식' 정부로 규정하고, 한국이 북한이나 베네수엘라처럼 망해간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 청년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승기를 뺏길까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청년은 "20대들은 저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청년 복지정책 공약들을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고 인식한다"며 "청년이 싫어하는 어줍잖은 현금 지원보다 자유로운 능력경쟁 뒷받침할 인프라 만드는 데 비용 쓰는 게 더 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독립적인 성격의 당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 '대학교 외부에 있는 청년에게도 정치 참여의 기회를 줘야 한다', '젊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싶다',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등의 의견들이 제기됐다.

청년들의 쓴소리를 들은 송 대표는 "가장 아픈 점을 지적해줬다. 공정과 정의, 독선과 오만을 비판하고 조국사태와 내로남불을 날카롭게 비판해주셨다"며 "6월 1일까지 국민 소통 민심 경청의 시간을 갖는데, 다 공유하고 전체를 종합해서 개인이 아닌 당을 대표해 국민께 정리한 것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조국, 오거돈·박원순 사태부터 시작해 우리 당의 내로남불, 부동산 문제까지 다 해서 명쾌하고 정확하지 못했다"며 "무조건 반성하고 죄송했다고 하면 국민의 납득이 안 될 것이다. 뭘 잘못했는지를 분명히 알고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약 일주일간을 민심 집중 경청 주간으로 삼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다. 지도부는 권역별로 지역 민심을 경청하고, 시·도당위원회 등에서 당의 시급한 민생현안,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점 고려 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권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