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코로나19 백신중 상당부분이 국내 공급망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공급망의 허브로 발돋움 하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 백신 수급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위탁 생산되는 막대한 규모의 백신량 중 일정량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 정상은 이번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생산능력을 결합해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파트너십의 첫 사업이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부터 모더나의 백신 원액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병입) 충전'에 들어간다. 이같은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수억회분의 백신은 미국 외 지역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코로나19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영국), 노바백스(미국), 스푸투니크V(러시아)에 이어 모더나 백신까지 국내에서 위탁 생산되게 된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위탁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 공급량 규모만도 줄잡아 20억회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협력해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최대 10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모더나의 경우, 국내에 직접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자체 생산하는 방안까지 추진중이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이처럼 국내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생산 백신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경우, 백신 수급에 큰 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국내에 직접 공급되고 있다. 모더나의 백신도 같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모더나와 백신 4000만회분(2000만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한 상태로, 당시 계약상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공급받게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간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향후 인천 송도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을 국내에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국내 생산-국내 공급 시스템이 정착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백신수급난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유통과정에서의 변질, 훼손 등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부도 국내 생산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기 위해 해당 기업과 다각도로 협의를 진행중이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현재 모더나와의 계약은 해외에서 생산된 완제품 형태로 공급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서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생산 계약이 됐고, 유통 효율적인 측면에서 국내 생산분이 국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공급사와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도 국내 백신생산 확대가 백신 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서울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제품을 가져오는 것으로 요청한다면 국내 백신 도입 속도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선희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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