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HMM 한바다호' 명명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HMM 제공>
지난달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HMM 한바다호' 명명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HMM 제공>
시총 상위 5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은 이익잉여금에서 내부 유보금(미처분이익잉여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조선·해운, 석유·화학, 제철 업종 기업은 당기순이익 감소 영향으로 유보금이 계속 줄고 있다. 업종별로도 'K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총 상위 50대 기업 중 8곳은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유보할 여력이 없는 '결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손이 발생했다는 의미는 당기순손실이 매년 누적되어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시총 상위 50대 기업 가운데 HMM, 한국조선해양, 에쓰오일, 대한항공, 하이브, SK바이오팜, 현대제철, 강원랜드 등 8곳은 미처리결손금이 누적됐다. 특히 HMM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기준 미처리결손금이 4조4875억원, 1조679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2019년까지 미처리결손금이 6609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이보다 28% 증가해 8457억원까지 늘었다. 또 현대제철은 2019년 690억원의 유보액이 있었지만 지난해 4288억원까지 결손이 증가했다. 지난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이 위축되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현대제철은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78%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44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익잉여금) 결손이 발생했다. 공공기관인 강원랜드도 지난해 코로나19여파로 휴장을 지속하면서 손실이 누적돼 2886억원의 결손이 발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향후 불확실성으로 내부 유보금을 늘리고 있고 여력이 안되는 곳은 계속 결손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종 규제들로 인해 아직 기업들이 현금을 풀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순이익이 늘어난 기업도 그 반대 기업도 모두 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업종간에도 양극화가 고착화되서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미래산업에는 날개를 달았고 조선해양, 숙박업 등 업종은 실적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민성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