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0선·초선 토론회 봤다…당원들 '분노' 접고 국민 마음 얻을 후보 주목해달라" 이준석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 개혁해낼 것" 吳 메시지 공유로 유대감 과시 중진 주자들 긴장 높아질 듯…나경원 "언론은 '계파 사라졌다'지만 여전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5월23일 밤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0선(選)'으로 지칭하며 지지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글을 직접 공유하며 화답했다.[사진=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 판세에 관해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며 사실상 이준석 전 최고위원 지지 선언을 했다. 그 직후 이 전 최고위원도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고 '공개 화답'했다.
오 시장은 이날 늦은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방금 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보았다.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선들'은 김웅·김은혜 의원을, '0선'이라는 표현은 20대에 정치 입문한 뒤 수차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원외 인사로서 정치 활동 중인 이 전 최고위원을 가리킨다.
오 시장은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됐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을까"라며 "정당은 집권을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민주당원은 전략투표를 하는데, 국민의힘 당원은 (현 정권을 향한) 분노투표를 한다고 한다. 분노는 잠시 내려놓으시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 주시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경륜과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당 표는 대선후보와 호흡을 맞춰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서포터로서의 역사적 소명이 있다"고 했다. 또한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며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경선 국면에서 '첫날부터 능숙하게'를 슬로건으로 서울시장 재임 경력을 앞세웠던 오 시장이 당대표 경선에선 '기성 정치인이 되면 기대감도 매력도 사라진다'는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그는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을 원한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공개 지지에,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오 시장의 글을 직접 공유하면서 "선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고 오 시장의 구호를 빌려 화답했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은 이 전 최고위원의 적극 지원을 받으며 2030 남성 세대의 '몰표'를 얻어낸 바 있다. 이같은 인연을 과시하는 듯 이 전 최고위원도 지난 20일 당대표 출마선언문에서 "오세훈 후보는 젊은 세대에게 4평 남짓한 5t 유세차 트럭의 적재함을 내어주는 결단으로 젊은 세대의 유례가 없는 지지를 얻어냈다"고 '개방과 경쟁'의 모범 사례로 치켜세운 뒤 "이제 당은 더 큰 혁신을 위해 무엇을 내어 줄 수 있느냐"고 했었다.
한편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중진그룹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오 시장의 당권경쟁 개입으로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 중 나 전 원내대표는 오 시장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에서 높은 당원투표 지지세를 확인하며 자웅을 겨뤘으나,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치른 본경선에서 2위로 낙마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나 전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일부 언론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계파는 사라졌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저 또한 그런 전당대회가 되길 바라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계파 행동'을 에둘러 지적했다. 그는 "제가 지난 19년 이 당에 몸 담아오면서 제일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계파 줄 세우기, 밀실 공천"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