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스와프 없었던 이유' 설명…日과 비교되며 野 공세 예상 청와대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백신 스와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을 통해 55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배려를 감안한 한국 측에 대한 특별조치"라고 말했다.
세계 여러 국가가 미국에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백신을 요청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55만 명분 확보 자체가 예상 밖의 성과라는 설명이지만,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1억 회 분의 백신을 얻었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되면서 백신 수급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백신 스와프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경위를 알려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백신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은 백신 지원을 요청한 국가가 너무 많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국가와 스와프를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아주 잘하고 있고, 소득 수준이 높은 데다 백신 공급을 확보한 나라로 평가되기 때문에 미국이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저소득 국가를 놔두고 한국에 대해 백신 공급을 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을 통해 55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백신 공급 관련 형평성과 한미동맹에 대한 배려를 감안한 우리 측에 대한 특별 조치"라고 했다.
청와대의 발언은 미국이 한국군 55만명 외에 추가적인 직접 지원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도 55만명 자체가 성과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근 야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4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55만 명분만 받아온 것은 기대 이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가 거듭 성과를 강조하는 과정을 통해 야당의 공세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난 뒤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백신 추가 확보 소식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야권의 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일본이 미·일 정상회담 후 백신 확보를 발표한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 장관은 지난 18일 후지TV에 출연해 코로나19 접종 대상자인 16세 이상 국민 전체에 접종할 수 있을 정도 규모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기존 계약 물량(1억 4400만회 분)과 일본 내 접종 대상자를 감안하면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략 1억 회 분가량을 얻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후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은 지난 14일 5천만 회분 (2500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을 추가로 공급받는 계약을 화이자와 정식으로 체결했다고 발표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