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진행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4대 기업의 피 같은 돈 44조 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꿨다"며 "내실로만 따지면 외화내빈(外華內貧) 기대 이하의 성적표였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임기 마지막 해에 이루어진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것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우리의 요구였던 백신 스와프가 성사되지 못하고, 미국의 군사적 차원의 필요였던 국군장병 55만 명분의 백신을 얻는 데 그친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리 장병들에 대한 백신 제공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것은 군사 동맹국에 대한 미국 측의 배려이자 군사적 필요성 차원에서 나온 것일 뿐 국가 간 백신 협력 차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백신 위탁 생산과 향후 포괄적 백신 협력 파트너십은 단순 충전(병입)과 포장을 넘어, 핵심 기술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이전되고, 생산된 백신들이 우리 국민이 우선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백신 생산과 백신 개발은 하늘과 땅 차이보다 더 크다. 이미 개발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첨단기술 제품의 부품들을 수입해서 조립할 수 있다고 해서, 첨단기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안 대표는 "특히 mRNA 백신은 원료부터 우리나라 기업이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이전이 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모든 것이 확인되고 확정되어야, 백신 외교가 진정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한미정상회담 중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우려를 전했다. 안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다양한 글로벌 과제에 대해 동맹에 걸맞은 연대와 협력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도체, 백신, 원전 등 첨단기술 투자와 공급망 재편의 협력을 통해 양국이 첨단 기술동맹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특히, 한미 미사일 지침의 종료로 미사일 개발 족쇄가 풀린 것은 늦었지만 크게 환영한다. 한미 미사일 지침의 종료는 자주 국가로서의 첨단방위력 증진, 항공우주 기술의 개발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중대한 기회와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미사일협정 종료를 계기로 남북한 및 인근 국가와의 미사일 전력 불균형을 시급해 해소해야 한다. 만일 북한이나 주변 국가의 눈치를 보며 비대칭전력 극복에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들이야말로 자주 국가를 부정하는 21세기 사대주의자라는 것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미사일 협정 종료의 의미도 미국에게만 일방적 안전보장 의무가 있었던 한미동맹을 역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쌍무적 동맹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간 정상 간 성명에 없었던 대만해협문제가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우리의 주권적 권리를 되찾은 대신, 한미동맹의 근본적 성격 변화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하는 숙제가 남겨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였던 것을 언급하면서 "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추진하고, 이라크 파병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협치를 위해 야당에 총리지명권과 내각 구성권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대연정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그 후계자를 자처하는 이 정권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특권과 반칙의 주체이자 몸통이 됐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안 대표는 "그들은 노 대통령 살아생전에 자신들이 돌을 던졌던 일은 감추고, 봉하마을 내려가는 '쇼'를 하고 있다.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계승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노 대통령의 꿈을 망치고 있다"며 "진정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계승하려고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자유, 민주, 법치국가, 특권과 반칙 없는, 원칙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진력하기 바란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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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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