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섭 ETRI 인지교통ICT 연구실장
윤대섭 ETRI 인지교통ICT 연구실장
윤대섭 ETRI 인지교통ICT 연구실장
최근 30년을 ICT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크게 두 가지의 기술적 혁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1990년대, 인터넷의 보급과 윈도우즈95의 등장이다. 그 전까지 컴퓨터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두 번째 혁신은 아이폰의 탄생이라 생각한다. 2007년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우리 삶의 필수품이 되었다. 윈도우즈95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도입된 초기에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몰랐다. 이제는 모든 생활이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윈도우즈95와 스마트폰에 이어 이제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성공적인 도입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 번째 기술 혁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즈와 스마트폰의 주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직관적인 UI/UX를 제공한 것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용할 때 어떤 식으로 시스템이 디자인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컴퓨터 상호 작용(HCI) 기술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세 번째 새로운 기술적 혁신이 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사람의 특성을 반영한 HCI 기술이 꼭 적용돼야 할 분야다. 자율주행자동차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서비스와 기술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들을 운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수용성 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 기술 표준에 따르면 향후 1~2 년내 상용화될 자율주행 레벨3 자동차에 탑승한 운전자는 자율주행 중에 운전이 아닌 작업(NDRT)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자율주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자율주행자동차로부터 운전 제어권을 넘겨받아야 할 것이다. 즉, 운전자는 자율주행 중에도 자율주행자동차가 제어권 전환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차량의 수동 제어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비운전중인 운전자는 운전 준비도가 낮기 때문에 제어권 전환을 충분하고 안전하게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ETRI는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자율주행자동차 인적 요인에 대한 심층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다양한 제어권 전환 상황에서 실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제어권 전환을 수행하고 제어권 전환의 질을 어떤 식으로 측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람과 자동차 간에서는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해답을 얻고자 노력했다. 연구진은 HCI 분야 중 하나인 경험적 실험(Heuristic Experiments) 연구 방법론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제어권 전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기도 했다. 실제 사람들이 실험에 참가해 자율주행자동차의 제어권 전환을 체험해 보게 하면서 정보를 얻었다. 예컨대 운전자의 행동, 신체적 변화, 제어권 전환 시간 등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운전자의 주의력, 상황인지능력, 운전 준비도 등을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2018년부터 3년 동안 10회의 인적요인 실험을 통해, 458명의 운전자를 인적요인 실험에 참여시켜 제어권 전환 1500여 회의 실험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동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ETRI는 자율주행자동차 제어권 전환 인적요인 가이드라인을 'ETRI 지식공유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은 향후 자율주행차로부터 운전자가 안전하게 제어권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기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제어권 전환 관련 기준을 새로이 만들거나 안전과 같은 기능을 추가로 탑재 시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함에 따라 운전자, 차량, 환경 측면에서도 쉽게 이해가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본 가이드라인이 정부, 자동차 제조사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계, 대학, 연구원에 큰 도움이 되어 자율주행자동차의 성공적인 세 번째 기술 혁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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