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특히 코로나19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서 의미있는 합의를 이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것은 양국 파트너십 구축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모더나 백신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네 번째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가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잡는 '결합백신'과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 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한 것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삼성과 SK가 위탁생산과 기술이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작금의 백신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생산의 '허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인다.

23일 정부 브리핑도 이런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백신의 국내 대량 생산을 통해 수급을 안정화하고, 장기적으론 백신 기술을 자체개발해 기술 자립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방문을 위해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회담의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면서 "백신 파트너십에 이은 백신의 직접 지원(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 발표는 그야말로 깜짝선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백신외교까지 '최고'였다고 자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보다 기업들이 일군 성과였다. '백신 스와프'가 공동성명이나 회견을 통해 언급되지 못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야당은 자아도취에 빠지기에는 아직 엄중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소한 수천만 명분의 백신 공급 약속을 기대했던 국민은 허탈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뻐할 때가 아니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는 지속 중이다. 저조한 백신 접종률, 방역대응 실패 등을 반성하고 신발끈을 바짝 졸라매야 할 때다. 대통령이 해야할 것은 자찬이 아닌, 백신 접종률을 제고할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일이다. 자만하지 말고 후속조치에 전력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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