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이경수 외 지음 / 지식의 날개 펴냄


21세기판 조선통신사를 꿈꾸는 '동아시아 사랑방 포럼'의 '일본 덕후'들이 일본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펴낸 책이다. 45명의 회원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일본의 여러 단면을 하나로 모아서 보면 일본의 전체적 특성을 헤아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집단지성'의 틀을 빌리고 있다. 교수, 번역가, 기자, 최고경영자(CEO), 건축가, 조경사, 빈집 연구가, 사회복지 전문가, 회사원, 약사, 철도 여행가, 아동문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45명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일본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편견과 왜곡없이 입체적으로 일본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저자들의 생생한 경험과 고찰이 담겨있는 것도 눈에 띈다.

책에서 다룬 주제는 모두 45개이다. 역사·문화·정치·경제·문학 뿐 아니라 정원과 다도, 술과 음식, 사찰과 온천, 목욕탕과 골목식당, 철도와 마라톤, 인형과 만화, 도자기와 야구까지 일본 문화의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다. '쓰레기 섬'이었던 나오시마(直島)가 어떻게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했는지, 왜 일본에서는 20년마다 자리를 옮겨가며 '이세(伊勢)신궁'을 새로 짓는지, 일본인이 거절할 때 구체적인 사정을 말하지 않고 애매한 말투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눌 때 왜 쉬지 않고 맞장구를 치는지, 군주를 위해 자결하는 '할복'이 정말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의로운 죽음이었는지 등과 같은 이야기다. 이런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일본인과 일본 문화가 제대로 보이게 된다.

오늘날 한일관계는 안개 속에 싸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혜로운 공존과 전략을 생각하려면 상대방을 제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해야함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을 잘 알지못한다. 책에는 일본과 아주 밀접하게 생활하거나 일본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눈으로 본 다양한 일본 이야기가 있다. 책에는 일본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며 읽기 쉽게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일본에 관심을 갖고 일본을 더욱 입체적으로 인식하려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일본은 더 이상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가까운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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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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