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지 2565년째 되던 날인 지난 수요일. 밤잠을 설쳐가며 화면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있다. 한숨에 큰숨을 번갈아 내쉬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시던, 폭락의 서막이 울렸던 그날 코인 투자자들은 그렇게 새벽을 맞았고 연차를 쓸지 반차를 신청할지 고민하다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이 날은 '검은 수요일'이라고까지 부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이제 이와 함께 '코인런'에 대한 걱정이 짙어지고 있다. 이미 거래소 '비트소닉'의 사기행각으로 지금까지 225명, 150억원의 피해가 신고됐다. 지난 2년간 가상자산 관련 범죄(검거건수)는 3배, 피해규모는 1조원에 이르고 있다. 피해자 8만명, 피해금액 5조원에 이르는 국제규모의 사기사건에 활용된 것도 가상자산이다. 급기야 코인으로 2억원을 잃은 한 20대 투자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고 폭락장이 벌어지는 날이면 1시간 마다 경찰이 마포대교로 출동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니 이제 가상자산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코인은 "화폐도 아니고 자산도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근거규정도 미약하고 이로 인해 관계부처들은 있는데 주무무처는 없는 행정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가상자산투자로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을 매기겠다는 고집은 꺾지 않고 있다. 결국 필자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소득세 징수를 일단 1년 연기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이다.
작금의 가상자산 문제는 정부의 3무(무책임, 무대책, 무방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는 무책임이다. 정부는 지금 소위 특금법을 통해 은행들로 하여금 자금세탁방지위험을 평가하도록 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실명확인입출금 계좌를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과 못한 거래소들은 폐쇄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과정에서 은행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중소형 거래소 들이 억울하게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그 피해가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무대책이다. "우리 부처랑 상관없다." "내 일 아니다"는 목소리만 들려온다. 무대책이 정당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거래소는 폭탄, 이용자는 뇌관 취급을 받고 있다. 폭탄이 내 앞에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라기만 할 뿐 제거하고 대피시킬 생각은 안 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무방비이다. 거래소가 문 닫는 경우 발생 가능한 문제점에 대해 아무런 대비가 없다. 거래소와 코인의 실태를 파악하고 경고음을 울려야 할 정부가 코인 이용자들을 꾸짖기만 하고 있다. 정부의 행정은 국민들이 어렵고 불편해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결해드리는 서포터스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르쇠만 반복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상황을 정리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 전략을 제안하고 싶다. 이른바 3무를 이기는 4책이다.
첫째, 지금 국민들은 어느 부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주무부처를 빨리 정하고 행정 공백을 조속히 해결하는 동시에 종합대책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두 번째, 9월 24일까지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거래소는 폐쇄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때까지 손 놓고 있지 말고 미리 실태 파악을 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형 거래소의 코인과 자금이 실명계좌 확인 거래소로 잘 이동되도록 안내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 셋째, 제도로 된 법령 정비 전까지 검찰과 경찰의 힘이 필요하다. 일부 거래소들은 소위 '벌집계좌'를 운용하면서 법인계좌 안에 고객 돈과 법인 돈을 섞어 놓고 있다. 이들 거래소 중 일부가 불법행위를 한다면 벌집계좌에 의심스런 정황이 포착될 것이고 금융정보분석원은 관련 자료를 즉시 관계기관과 공유해 피해방지 대책을 발동시켜야 한다. 지금 해도 늦은 셈이지만 더 미루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릴 것이다. 넷째, 전국의 가상자산 관련 범죄피해 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사경과를 국민들께 보고해야 한다. 비트소닉 사건은 4.7 재보궐 선거 두 달전에 신고된 사건이었고 피해규모도 처음부터 수십억원에 달했는데 지금까지도 수사가 제자리 걸음이다. 보다못한 피해자들이 추가로 단체고소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이다. 혹시 선거 때문에 수사상황을 함구시킨건 아닌지 피해자들은 궁금해하며 답답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는 늘어나고 신고는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그 빈도는 늘어갈 것이므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가상자산투자는 현행법령 상 금융행위도 아니고 이용자들도 투자자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통상적인 정보통신 서비스 수준에서의 이용자 보호조치까지 당국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불법자금은 퇴출하고, 부실코인은 정리해야 한다. 또한 시세조종과 작전에는 단호한 철퇴를 가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에 접목하는 일에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보다 더 큰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