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까지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84조9943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말 79조1764억원에 비해 1분기만에 5조8179억원(7.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 8.7%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앞선 3개 분기 동안 1~5%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증가세다. 5조8179억원이라는 1분기 증가액은 지난해 상반기 총 증가액(4조7681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로, 남은 기간 작년 흐름을 유지할 경우 연내 수신잔액 100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
통계를 집계한 1993년이후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0조원은커녕 80조원을 넘은 적도 없다. 앞선 최대치는 2010년 4월 76조9840억원으로, 이듬해 저축은행 사태 발생 이후 절반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현재의 79개 저축은행 체제가 자리잡은 2015년 이후 자금 유입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수신 경쟁상대인 은행과의 격차가 확대된 양상이 크다. 역대 최저치인 기준금리 등으로 금융권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53%로 저축은행의 2.08%와 55bp(1bp=0.01%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지만 올 3월말에는 은행(0.83%)과 저축은행(1.75%)의 격차는 92bp까지 벌어졌다.
이는 저축은행보다 은행 금리 인하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은 적극적으로 예금금리를 내렸다. 대출금리 인하에 따라 비용(예금 이자)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고 기준금리의 영향이 덜한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떨어지기에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산으로 추가 고객 유치까지 나섰다. 특판 전략이 대표적이다. IBK·고려·더케이 등 16개 중소저축은행은 이달 3일부터 오픈뱅킹 가입 행사를 통해 연 최대 10%에 이르는 정기적금을 내놨다. 대형 저축은행도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은 연 최대 4% 금리 상품을 출시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연 6% 상품을 출시했다.
다만 저축은행 특판 상품 우대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가 납입 최대 한도도 월 10만~20만원에 불과해 구색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중소형저축은행 오픈뱅킹 특판의 경우 제휴 카드 누적사용액이 30만원을 넘어야하고, 납입한도도 월 10만원이다. SBI 특판은 카카오톡으로 상품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서 얻은 행운상자를 터뜨려야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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