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5월2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국가의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중국은 앞서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이 거론되자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한 바 있으나, 한미 공동성명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만해협'이 등장했는데도 직접 비난은 삼가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신화통신은 23일 한미 정상회담 계기로 장문의 해설기사를 내면서도 대만을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한미 정상의 첫 대면, 동맹 재확인, 백신 과 반도체 협력,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서만 자국 입장에서 분석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로 국수주의적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가 운영하는 '환구망'은 전날 22일 한미 정상회담과 공동성명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내정 간섭! 한미 공동성명 역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언급했다'고 반발하는 제목을 달았다. 환구망은 앞서 미일 공동성명 당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과 댜오위다오가 중국 영토이며, 홍콩과 신장 문제 문제는 완전한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은 남중국해와 그 인근 해역에 대해 주권을 갖는다'는 입장을 냈다고 부각하기도 했다.

다만 환구시보는 환구망 보도와 달리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였다. 관변 학자인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자 환구시보에 "대만 문제 거론은 예견됐던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이 중국 문제에 관해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합의였다"고 평가했다.

저우융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이른바 반중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 시도에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라고 규정했다. 한미 양국이 대만 문제 공조를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과 경고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측은 한미 양국의 대북·대중 입장 조율 추이를 주목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유연한 자세'를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이끌어내고자 했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공동성명에 명시돼 불발됐다"고 관측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대중(對中) 문제에 초점을 맞춰, 정상회담 협의 단계에서 한국 측이 홍콩과 신강위구르 자치구 인권 침해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자극하는 표현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전달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앞서 영국 로이터 통신은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원천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북핵 문제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내건 것을 두고,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태도 변화를 시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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