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세종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 이전기관 종사자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조성 초기 인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세종시 집값이 서울보다 비싸지자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2010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특공 제도가 만들어진 뒤 10년간 세종에 공급된 아파트 9만6746호 중 2만5636호(26.4%)를 공무원 등 이전기관 종사자가 가져갔다. 행복청은 세종시 인구 유입을 위해 세종시에 이전하는 것으로 고시된 기관은 물론 이전을 위해 세종시에 부지를 매입한 기관의 종사자에게도 아파트 특공 자격을 주는 등 제도를 느슨하게 운영했다.
이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된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이 아닌데도 부지 매입을 이유로 아파트 특공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10년 새 세종시가 눈부신 성장을 하고 행정수도 이전 이슈에 힘입어 아파트값까지 서울보다 높게 오르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국 최고 수준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차치하고서라도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은 올해 4억2300만원으로 서울 3억8000만원과 비교해 4300만원이 높다. 국회 이전 이슈 등 호재가 여전해 세종시 집값은 한동안 더 오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시에 이전하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아파트 특공을 계속 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건이 터지고 나서 LH 직원들이 본사가 있는 진주 외 세종에서도 아파트 특공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종시 공직자 아파트 특공에 대한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따갑다.
국토부와 행복청은 이를 의식한 듯 세종시 아파트 특공제도를 대폭 개선해 특공 대상은 수도권에서 본사 건물을 지어서 이전하는 기관으로 대폭 축소하고 3년의 실거주 의무도 부여하는 등 특공 대상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뒷북 행정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전에서 세종으로, 세종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기관 종사자들이 세종시 아파트 특공 대상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지만 정부로선 이미 결정된 사안을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논란이 되는 관평원의 경우 특공 대상이 되는 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취소를 검토할 수 있으나 다른 기관의 경우 취소하려 해도 근거가 마땅치 않다. 정부가 세종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특공 제도를 손질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세종시 나성동에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단지 사이로 신호등이 붉은빛을 깜박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