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미정상회담 文, 미북 정상회담 요청 가능성 정치권선 '한미동맹 강화' 주문 삼성·현대차 등 국내 4대 그룹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 '촉각'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확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경제분야에서는 반도체·배터리 분야 등 경제협력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확보와 북핵 문제, 반도체·배터리 등 경제협력을 주요 의제로 올려 논의할 전망이다. 북핵 문제의 경우 문 대통령은 집권 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당 부분 대북협상에서 진전을 이룬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2·28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원점으로 회귀했다. 경색국면이 길어지면서 남북관계까지 얼어붙은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공약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통한 항구적 평화정착'을 내세웠던 만큼,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은 임기 내 미국과 북한을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이끄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 구상 중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한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대 중국 견제를 원하는 미국과 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밑그림이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엄중한 억지를 내세우고 있고,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해서도 단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관철시키고 싶어하는 문재인 정부는 일단 '미북 정상회담' 등의 형태로 일단 만나기만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외에도 일본 중국 북한 등 여러 나라가 함께 끼어있는 문제인 만큼 사실 섣불리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 중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낸 미·일 정상회담을 참고해 안보에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쿼드(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안보협의체) 플러스 참여를 결단하고,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쿼드 워킹 그룹에는 반드시 참여해 동맹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북핵 폐기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 없이 대미·대남 비난으로 일관해온 행태에 대해 부정적인데,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미북 정상회담부터 개최하자는 등 현 정권의 기존 대북정책 입장만을 고집한다면 문 정권의 남은 1년 임기 동안의 한미관계 역시 이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이 얼마나 반도체·배터리 등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낼지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이 미국에 최소 40조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 중이어서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될지 관심이 크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신성장 사업과 관련해 개별 기업들을 상대로 자국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코로나19 방역 문제 등의 이유로 정식 경제사절단에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상무부가 만든 경제인 행사에 참석하며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라인의 추가 증설을 준비 중이고,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GM(제너럴모터스)과 배터리 제2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2곳의 배터리 독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3조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