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퇴법 개정안 심사 다음달로 미뤄질 듯
보험업계 ‘안정성’ vs 금투업계 ‘수익성’
‘원리금보장형상품’ 포함 여부 두고 팽팽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 도입을 두고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갈등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제도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수익성을 강조하는 금투업계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김병욱 의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당초 이달 말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심사소위가 다음달로 넘어가게 되면 상반기 중으로 기대됐던 관련 법안의 상임위 통과도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심사소위를 앞두고 보험업계과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디폴트옵션으로, 증권업계는 1%대 원리금 보장상품에 자동 편입돼 방치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반면 보험업계는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논란의 쟁점은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포함하느냐 여부다. 여당은 디폴트옵션 대상 상품을 펀드처럼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으로만 구성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안을 내놨다. 야당은 원리금보장형까지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험업계는 원리금보장 상품을 제외하는 것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야당안을 지지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은퇴 후 가입자의 생활에 있어 그 어느 자산보다 안정성이 필요한 영역인데, 원리금보장 상품을 제외하게 되면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석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논의와 고려사항'이란 보고서에서 "가입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퇴직연금 자산이 실적배당형에 투자돼 손실이 발생할 경우,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선택 시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제도의 안정성과 수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원리금보장형 도입하면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여당안을 지지하고 있다. 박종원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재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은 노후소득 재원 확충이란 제도 취지를 반감시킨다"며 "디폴트옵션 도입 목적이 침체 상태인 현 퇴직연금시장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전문적인 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 만큼 디폴트옵션에서 제공하는 상품에 원리금 보장형을 포함시키는 것은 큰 의미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지시를 내리고, DC형은 근로자가 운용 지시를 내리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디폴트오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때 사전에 약정된 적격투자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제도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 퇴직연금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255조 규모에 달하지만, 퇴직연금 자산을 적극 운용하는 가입자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 1년 간 본인의 상품을 한번도 관리를 하지 않은 가입자 비중은 83%에 달했다. 또 보험연구원이 퇴직연금 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7%가 본인의 적립금 운용현황을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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