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돼서 멋지게 대선 승리하고 싶다" 일성
"나약하고 비겁한 양비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 땔감 줘" 주호영 저격
"젊은 세대에 개방·경쟁…모든 공직후보에 NCS 수준 자격 요구" 공약
대선 경선 룰로는 '2대2 토론배틀' 구상 밝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당대표가 되고 싶다. 그래서 대선에 멋지게 승리해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이준석과 함께라면 이번 전당대회로 우리는 불가역적으로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그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거론, "60대 이상의 전통적 지지층과 2030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의 세대 간 결합을 통해 크게 이겼다"며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이다. 우리는 젊은 세대의 이 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먼저 우리는 각자 마음속에 깊게 자리한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 내야 한다. 보신주의에 젖어 틈만 나면 양비론과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젊은 세대는 경멸한다"며 과거 당 운영을 비판했다. 특히 당권 경쟁자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 재임 중 지도부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을 거론한 뒤 "억측이었음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맞서고 설득해서 조기에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부정선거는 아니라도 부실선거는 있었다'라는 나약한 주장을 하면서 음모론자들에게 면죄부와 땔감을 제공해 줬다"며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비겁함 속에, '우리가 남이가' 라는 유치한 동지의식 때문에 우리는 틀린 것을 다르다고 하지 못했고, 악의에 찬 궤변과 야만을 막아 세우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에 대해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는 것"이라며 "비겁했던 우리는 자기 것을 내려놓는 것에 인색하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외면했던 것은 기성세대가 둘러친 장막 때문에 그들의 한 표가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며, 내가 관심 가진 주제를 다뤄주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 섞인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정치권은 젊은이들이 쓰는 유행어를 학습하고 따라 쓰는 수준을 지나, 그들의 이슈를 세밀하게 공부해야 한다"며 일례로 "'젠더 이슈'가 불거진 이후로, 학습이 부족한 상태로 어설픈 양비론과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이 이슈에 의견을 내는 인사들이 젊은 세대의 강한 배척과 조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청년, 여성, 호남 할당제를 하겠다는 공약에 여의도에 익숙하지 못한 어떤 보편적인 청년과 어떤 보편적인 여성, 어떤 보편적인 호남 출신 인사의 가슴이 뛰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역시 최근 페미니즘을 포용 대상으로 언급, 호남·청년·여성 비례대표 공천 할당제를 공약으로 꺼낸 주 전 원내대표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공약 사항으로는 "젊은 세대에게 약속해야 할 것은 개방이고 경쟁"이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쟁선발제를 주요 당직에 도입하겠다. 대변인과 전략, 기획 업무를 하는 당직은 토론배틀이나 정책공모전, 연설 대전 등의 방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당의 최고위원회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일 한편씩 현 시국에 대해 보내주신 당원과 시민들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부터 우리 당이 공천하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 NCS와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을 요구하겠다. 젊은 세대는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2~3년씩 수험생활을 한다"며 "우리 당의 공천을 받으려면 앞으로 기초적인 자료 해석 능력, 표현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독해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 대선까지의 모든 정치 일정의 중심에 당이 있도록 하겠다. 공정한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사무처 당직자들은 우리 당의 핵심전력"이라며 적극적인 활용을 약속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내년 대선 당 운영에 관해서는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동원을 통한 세(勢) 대결에만 집중했던 대선 경선의 분위기를 일신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주제토론을 활성화하겠다"며 "4명의 대선주자를 예비경선을 통해 선출한 뒤 미리 준비한 주제들로 대선주자를 주제별로 두 명씩 엮어 2:2 팀 토론배틀을 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형식적인 논리나 논증의 과정만이 아닌, 협업의 능력, 배려의 자세,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등의 다른 판단의 잣대들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의 대선 경선은 흥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기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