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김경집의 6I 사고혁명
김경집 지음/김영사 펴냄
21세기는 콘텐츠 시대다. 그동안 인문학 등 40여권의 저술을 통해 담론의 벽을 깨뜨려온 저자가 콘텐츠의 미래를 고민했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형태도 없는 콘텐츠를 어떻게 키우고 단련할 것인가. 저자는 콘텐츠는 지식이 아니라 사고력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사고력은 주어진 팩트를 넘어 본질과 맥락을 이해하는 주체적 힘이다. 책은 이 사고력을 6가지 'I', 탐구(Investigation) 직관(Intuition) 영감(Inspiration) 통찰(Insight) 상상(Imagenation) 그리고 나 자신(Individual)이라는 생각의 도구로 구체화시킨다.
21세기 초두에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스티브 잡스의 예를 보자. 애플 초창기의 잡스와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한 잡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전자는 속도와 효율의 시대를 상징한다. 후자는 창조와 융합을 상징한다. 잡스는 쫓겨나 있던 시절 절치부심 창조와 융합의 힘을 깨우쳤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잡스가 '귀양시설' 배태한 그 창조, 혁신, 융합의 힘이다.
책은 지식을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법, 형상을 넘어 전체를 직관하는 법, 경험을 축적해 영감을 낚아채는 법, 단숨에 본질로 도약하는 통찰을 얻는 법, 통념의 프레임을 깬 상상을 융합하는 법과 이 모든 것을 뒤집고 섞어 체화해 나만의 콘텐츠를 창조하는 법을 소개한다. 각각의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실증된 예시를 보여준다.
영감은 하늘에서 하루아침에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영감은 문제에 대한 오랜 고민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진다. 기존 닫힌 세계를 뛰어넘을 때 비로소 열린다.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명한 알렉산더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던 접시에 곰팡이가 핀 것을 그냥 흘려보지 않았다. 곰팡이 주변의 포도상구균이 녹는 것을 보고 강력한 항균작용을 하는 물질이 곰팡이에 있음을 알아챘다. 플레밍에게 오래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작용해 '사소한' 현상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책은 현상의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본질적 초월의 인식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21세기 콘텐츠에 대한 접근도 그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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