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GTX-D노선 수정 시사에
"떼쓰면 들어주나" 비판 목소리
"표심보다 교통망 개선 고려를"

경기 김포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혼잡한 지하철 출근길 체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사진) 전 대표가 17일 오전 출근시간에 붐비는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김포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혼잡한 지하철 출근길 체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사진) 전 대표가 17일 오전 출근시간에 붐비는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경기도 김포∼부천을 잇는 정부의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에 정치권의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직결을 위한 노선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GTX-D 노선을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가로지르는 GTX-B 노선과 선로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서울 여의도 또는 용산역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TX-D 노선이 김포에서 서울 강남을 거쳐 경기 하남까지 직결되기를 바랐던 김포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자 급한 대로 GTX-B 노선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김포 주민들은 '김부선'(김포∼부천)보다 더 최악의 노선이라며 원안대로 서울 강남 직결을 요구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GTX-D 노선을 원안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 때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해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검단 조속 연장 및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확대를 위한 납득할 만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 때 70만표 중 0표를 각오하라. 그 뒤 지방선거 때도 단 1표도 없다"고 적었다.

GTX-D 노선을 둘러싼 부동산 민심이 갈수록 악화되자 정치권은 연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서부지역에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다"며 GTX-D 노선 재검토를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오전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 골드라인'을 타본 뒤 즉석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개선 여지가 있느냐. 쉽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 뒤 "4차 국가 철도망 계획 변경에 인색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 직결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노선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당초 계획을 뒤집고 정책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자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떼쓰면 다 들어주는 거냐, 우리 집 앞에도 GTX 좀 깔아달라", "김포 민심 얻는 대신 국민 신뢰 잃었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표심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철도를 직접 이용하는 지역 주민 삶의 질이나 교통망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계산이나 표심을 자극하기보다는 직주근접 생활권 조성과 주민 삶의 질, 교통망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울 3대 도심권과 교통 허브를 통과할 수 있는 방향으로 GTX-D 노선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되 지금부터라도 정치권 논쟁에서 벗어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철도를 많은 사람이 집결하는 서울 쪽으로 연결하지 않고 경기 외곽 일부 지역에 연결하는 것은 기존 철도망을 이용하기 위한 하나의 간선으로 취급한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그동안 GTX 사업을 추진하면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재검토한 뒤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납득시키는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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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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