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26일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두고 한창 공방을 벌이던 여야가 우선 김 후보자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잠시 휴지기를 가진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여야의 법사위원장 줄다리기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회동을 한 뒤 김 후보자 청문회 일정에 합의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단은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21일 본회의와 26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1일 본회의에선 법사위원장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와 함께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 추천 절차도 조속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법사위원장을 내주지 않으면, 김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잡을 수 없다는 연계 전략을 폈지만, 청문회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우선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등이 주요 검증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추 원내수석부대표는 "청문회를 하면서 도덕성과 적격성을 검증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검증하는 게 맞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문제를 집중 공격하겠다는 전략적 의지가 읽힌다.

국민의힘은 앞서 김 후보자가 내정된 뒤 '정치적 편향성' 등을 문제 삼아 부적격 인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의힘 측은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 시절에 박상기, 조국, 추미애 등 문재인 정부 1~3대 법무부 장관을 연달아 보좌한 점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지 의문을 품고 있다. 이 밖에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조국 전 민정수석 등 여권 내 핵심인사가 수사대상에 오른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관련 사건 회피 여부, 사건 관여 정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김 후보자야말로 앞서 강행 임명한 장관 인사보다 더 심각한 '부적격 인사'"라며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으로, 살아있는 권력에도 당당하게 맞서 수사를 지휘해야 할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검찰을 무력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앞장서고, 권력수사를 무력화하는 공수처 설치에 앞장 선 '코드 인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일축하고,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점을 들어 엄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야당의 문제 제기를 반박한 바 있다. 현 정부가 연루된 사건들에 대한 수사 중립성 우려에 대해서도 "이제 검찰은 청와대 권력을 별로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법사위원장 공방도 청문회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단 여야가 법사위원장 배분 논의를 미뤘기 때문에 26일 진행되는 김 후보자 청문회는 현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진행을 맡는다. 청문회에서 여야의 대립이 격화할 경우 야당 측은 윤 원내대표의 청문회 운영도 문제 삼아 불만을 터트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가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 마지막날인 청문회 당일 보고서를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법사위 소속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윤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으로서 김 후보자 청문회를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해 "윤호중 의원은 법사위원장이었다가 여당 원내대표로 전환했다가, 다시 법사위원장으로 변신한다. 여당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을 겸직하는 합체술도 보여준다"면서 "김 후보자의 '방탄 청문회'를 위해 여당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을 겸직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만들어냈다. '야당 몫'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절대 안 돌려주겠다고 '진기명기 쇼쇼쇼'를 벌인다"고 비판했다.한편, 여야는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감찰하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추 원내수석부대표는 "3명의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빠르게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법사위원장 문제는 양쪽 모두 입장이 확고해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청문회 등 의사 일정 등을 협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청문회 등 의사 일정 등을 협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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