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단독 인준된 김부겸 총리…제1야당과 상견례 어렵게 성사
김기현 "인사청문 과정 매우 유감, 어쨌든 임명 축하"
덕담 대신 "경력관리용 총리 안 돼" "선거관리 불안"
김부겸 "예방 받아줘 감사…부정선거 어느정권이 획책하겠나"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실상 여권 단독으로 국회 인준을 받은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와 제1야당 지도부의 상견례가 17일 어렵게 성사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쯤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인사 차 방문한 김 총리를 접견했다. 김 총리는 앞서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차례로 예방한 뒤 국민의힘을 마지막으로 찾았다.

당초 김 권한대행은 외부 일정으로 김 총리를 접견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김 총리 측의 거듭된 요청으로 이날 오후 늦게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권한대행은 김 총리의 손을 맞잡는 등 환영하는 제스처를 보였지만, 공개 발언에선 냉랭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3일 김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반대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바 있다. 김 권한대행은 통상 상견례에서 주고 받는 덕담 대신 "지난 목요일에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도 없이 여당 단독으로 총리 임명동의안이 강행 처리됐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한다"면서 "어쨌든 임명됐으니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 청문 과정에서 있었던 여야 대치를 "매우 유감"이라며 재론하는 한편 "'인사 참사'를 계속 일으키는 청와대 인사라인의 대폭 경질 등 책임 있는 조치를 해달라고 대통령께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석에 따라 '인사 참사'라는 비판 대상에 김 총리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총리가 명함용 총리, 여당의 대권후보 경력 관리용 총리로서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에 치중한 게 아닌가"라며 "'책임 총리'가 되길 바라고, 나중에 (정권 실정으로) '책임지는 총리'가 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권한대행은 또 "대선을 9개월여 남긴 시점인데 선거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장관, 선거 사범을 단속하는 법무부 장관에 여당 다선 현역 의원,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에는 과거 문재인 대선캠프에 몸담은 조해주 상임위원을 앉혔다"면서 "선거의 중립적 관리에 걱정을 넘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 이런 상태의 시정을 건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 자신도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둔 당시 야당 소속 울산시장으로서 '청와대 하명수사'에 의한 선거개입 피해자라고 부각해온 가운데, 신임 총리 앞에서 '선거 부정' 의심을 드러낸 것이다.

면담에서 김 총리는 "임명 동의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예방을 받아줘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앞으로 국회의 협조를 받을 일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제대로 설명드리고 협조 요청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편파 선거관리 의혹에 관해서는 "한국 국민의 여러 역량을 봐서 감히 어떤 정권이 그런 걸 획책할 수 있겠느냐"라면서도 "절대 국민께 누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약속드리고 그렇게 실천하겠다"고 했다.

한편 비공개 면담에 배석했던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선거중립성, 인사검증라인 교체에 대해 "총리가 이 부분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지난주 김 권한대행이 요청한 문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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