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의 신전은 최근 서울에서 가장 핫한 카페다. 동굴 카페라는 이색적인 컨셉트는 물론, '웅녀'를 모티브로 삼은 쑥 라떼와 쑥 마카롱도 독특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다. 한 번에 3~4팀만 입장할 수 있어 도심 속 고요함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웅녀의 신전은 로드샵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작품이다. 코로나19로 로드샵 매장이 연이어 문을 닫게 되면서 빈 공간을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동굴 카페'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입장 제한이 있음에도 하루 100명 이상이 찾는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이미 '인사동 핫플'로 등극했다.
지난 13일 '웅녀의 신전' 기획을 진두지휘한 진유정 신브랜드본부 차장을 만나 '웅녀'의 탄생 비화를 들어 봤다.
◆"미샤가 만들었다고?"…홍보하지 않는 것이 홍보
사실 웅녀의 신전은 미샤의 대표 스킨케어 제품인 '개똥쑥' 라인을 홍보하기 위한 곳이다. 매장 이름이 하필 '웅녀'인 것도, 대표 제품이 쑥 라떼와 쑥 마카롱인 것도 개똥쑥을 상징한다. 하지만 매장 그 어느 곳에서도 개똥쑥 라인의 제품이나 미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사전정보 없이 방문한다면 그 어느 곳에서도 미샤의 이름을 떠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진 차장은 "매장에 제품을 놓을지 지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종 단계에서 빼기로 했다"며 "아무리 봐도 제품이 들어가는 순간 분위기가 흐려지고 고객들도 흥미를 잃게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전략은 웅녀의 신전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명 화장품 기업이 운영하고 있음에도 일체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를 하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힙'하다는 것이다.
진 차장은 "홍보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방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연스럽게 쑥이라는 원료에 대해 흥미를 갖고, 간접적으로 미샤를 알게 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기회로…임대료 고민이 낳은 '웅녀'
기획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물론 아니다. 당초 인사동 매장 기획은 임대료 고민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 인사동 매장 역시 폐점 수순을 밟았다. 가만히 앉아 임대료만 낼 수는 없는 일.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다. 일반적인 팝업 매장부터 미디어아트 존을 만들까 하는 생각도 했다. '쑥 스파'를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쑥의 민족'의 시조인 웅녀를 기리는 컨셉트로 동굴 같은 분위기를 내는 카페를 만들었다.
그는 "단순 컨셉트 매장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점점 극한으로 치달았다"며 "오감으로 쑥을 느낄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굴 느낌을 내느라 일반 매장보다 인테리어 비용을 3~4배 이상 썼다"며 "입구부터 테이블, 화장실까지 일관된 분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월 정관을 변경하고 사업목적에 '휴게음식점업'을 추가했다. 아직은 다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 없지만 인사동점의 흥행 여부에 따라 앞으로 웅녀의 신전을 다른 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는 이유다.
진 차장은 "우선은 인사동 매장을 잘 운영해 나가면서 제품과 연결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웅녀의 신전을 테마로 한 미샤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연계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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