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거래소 '먹튀' 등 사건·사고 끊이질 않아 제도권 진입하지 않아 관리·감독 할 주무부처 없어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제도권 진입
지난 1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 스크린에 가상화폐 시세들이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은 시간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주무부처를 정하고, 관리·감독, 투자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주진암 판사)은 전직 보험설계사가 과거 고객을 속여 받은 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날린 50대에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지난 11일 국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로 알려진 빗썸과 업비트에스는 시스템 오류로 매매 체결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각 거래소들은 '긴급 서버 점검'을 통해 거래를 정상저으로 재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거래가 중단돼 불편을 겪었고, 일부 투자자는 매수·매도 시기를 놓쳤다는 등의 불만이 폭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에는 '비트바이'라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비트코인 마진 거래로 큰 돈을 벌수 있다고 피해자 670여명을 현혹하고 거래소를 폐쇄한 '먹튀' 사건이 벌어졌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폭주하고 있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를 관리·감독할 주무부처 조차 없다.
가상화폐 주무부처에 대해 지난달 홍남기 부총리는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특금법(특정금융정보보고법)이 금융위 소관이기에 가장 가까운 부처는 금융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자산을 화폐, 통화,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정부가 보호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도 "가상화폐는 금융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보호 영역이고, 가상화폐 관련 사건·사고는 검·경찰이 담당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관련 역할 대응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금융위, 공정위, 검·경찰 등 관련 각 부처가 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이런 입장도 일부 틀리지는 않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주역할은 금융 관련 제도 마련및 관리·감독, 소비자 보호인데, 금융사고, 사기 등에 대한 수사는 주로 검·경찰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상화폐 관련 사건·사고는 검·경찰의 업무다. 문제는 사건·사고 이전에 관리·감독과 투자자 보호를 맡을 주무부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가상화폐의 주무부처가 금융위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특금법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 25일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금융위에 신고를 해야 한다. 또 이미 금감원은 최근 국내 핀테크 현황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화폐을 포함시켰다. 이는 금감원이 이미 가상화폐를 금융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오는 9월 이후부터는 금융위가 직접 가상화폐 거래소를 관리한다는 의미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가상화폐 주무부처를 금융부문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자 보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증권형 가상화폐를 금융·증권 상품으로 규제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같은 유통시장은 개별 주법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또 일본은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상장하려면 금융청의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하고, 홍콩과 싱가포르도 가상화폐를 투자 상품으로 규정하고 제도화했다. 유럽연합(EU)은 포괄적인 가상화폐 규제안을 2024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더 시간을 끌기 보단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상화폐 주무부처를 결정하고, 지금이라도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 등의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박재찬기자 jc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