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물가지수 최대 상승세 韓 포함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 원/달러 환율도 3일 연속 상승 등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요동치게 하는 등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높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여파가 국내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아시아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에 비해 0.8% 올랐고, 전년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 조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2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현재 6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코로나19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 돈을 풀었지만, 원자재나 반도체 등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13일 코스피는 1% 이상 하락했고, 사흘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3249.30)를 경신한 이후 사흘 연속 1%대 하락 마감이다. 한 때 3103.88까지 낙폭이 확대되며 31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후 장 시작과 함께 매도세를 보였던 개인의 매수세로 하락폭을 점차 줄여 나갔고, 3160선을 회복하며 반짝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것도 잠시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와 옵션만기일 도래로 외국인의 매도가 확대되면서 재차 하락한 뒤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1조4337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이틀동안 4조7000억원을 팔아 치웠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는 아시아 증시를 일제히 하락시켰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49%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4.11%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우리 증시 마감쯤 1.05%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에 마감됐다. 기관과 외국인이 1125억원과 29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이 136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달러당 1,129.3원에 거래를 끝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