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간 소득·소비 격차 확대 상위 20% 빼곤 모두 소득 감소 소득 3분위 지출보다 저축 늘려 저소득층은 이전보다 소비 확대
2020년 소비구성 변화의 소득분위별 기여도 및 실질소비증감률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 노원구에 사는 72세 A씨와 68세 B씨 부부(소득 하위 20% 가구)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아 계획에 없던 외식을 자주 하게 됐다. 재난지원금으로 먹고 사는 걱정은 다소 덜었지만, 저축을 하지 못해 늘 불안하다.
#서울 은평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42세 C씨 가족(소득 40~60% 중위 가구)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자, 외식은 물론 소비재 구매 등 기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저축 비중을 늘렸다.
코로나19로 계층간 소득·소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여파로 경제활동을 통해 취득한 소득(시장소득)은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감소했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시장소득은 전년 대비 6.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분위, 3분위, 4분위도 전년 대비 각각 1.9%, 2.7%, 1.2% 감소했다. 소득 5분위가구는 전년 대비 0.2%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중산층(소득 3분위 가구)은 지출을 줄이는 대신 저축을 더 늘렸다. 남창우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중간소득 계층이 코로나19로 인한 실질적인 충격과 불확실성에 가장 크게 노출되면서 예비적 저축을 확대하고 소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저소득층은 재난지원금으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소비를 더 늘렸다.
소득 3분위 가구는 재난지원금 등 정부 보조금 지원이 적어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전년 대비 2%로 전체 소득 분위 가구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3분위 가구는 소비 대비 저축 비중이 10.1%로 전체 소득계층에서 가장 높았다.
저소득층(1분위 가구)은 가처분소득이 전년 대비 7.5% 늘었지만, 대부분 정부의 이전지출(재난지원금 등 보조금) 영향으로 저축으로 유인되지 않고 소비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 측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간소득 계층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경제주체별 소득수준과 함께 소득 충격 규모도 고려해 정부지원 대상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소득 양극화에 이어 소비에서도 양극화 추세는 뚜렷했다. 소비여력이 높은 부유층(소득 5분위 가구)은 자동차와 가구, 가전 구입을 전년 대비 19.6% 늘렸다. 반면 소득 1분위 가구는 전년 대비 내구재 소비가 0.8% 늘었다. 1분위 가구는 지난해 소비지출이 2.8% 늘어났는데, 대부분 식료품 등 비내구재 구매에 썼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소비 감소는 1분위 가구를 제외한 모든 소득분위 가구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내구재 소비 증가는 대부분 5분위 가구에서 나타났다. 대면소비는 줄었지만 비대면 소비를 통한 자동차 등 비싼 내구재 구입을 늘린 것이다.
남창우 연구위원은 "가계의 실질 내구재 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에 10.2% 감소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에는 19.7% 늘었다"며 "특히 소비여력 증가로 5분위 가구에서 내구재 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