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무분별한 투기는 억제하고 이용자 피해방지 도모해야" 가상자산(암호화폐) 논쟁이 뜨겁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대응은 소극적이다.
정치권도 갈려졌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투자에 과세 등 규제보다 제도화 편입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가상자산의 실체에 의문을 드러내기도 한다.
21대 국회에서는 카카오 출신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가상자산업법안(제정법)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가상자산업의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함과 동시에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행위 등을 규정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안이 여러 건 나왔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된 것을 감안하면 21대 국회에서도 입법이 언제쯤 마무리될지 기약이 없다.
반면 해외에서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우리나라보다 한 걸음 앞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가상자산 관련 투기 억제 및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은 가상자산을 금융자산 또는 지급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 중앙은행 차원에서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점차 제도권으로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가상자산을 증권 또는 상품 등의 관점에서 각기 다른 규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방차원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이 증권의 정의를 충족할 경우 증권 감독 규율을 적용하고, 교환매체로 기능할 경우에는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of 1970)'을 통해 법정화폐와 유사한 규제대상으로 취급한다. 증권이 아닌 경우에도 ETF와 같은 투자상품에 편입된 경우 증권으로 취급해 규율하기도 한다.
일본은 2019년 '금융상품거래법'과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암호자산'을 금융상품의 범위에 포함시켰고, 암호자산 교환업자 및 관리업자에게 이용자 보호의무를 부과한 바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은행법(Gesetz uber das Kreditwesen)' 제1조 제11항 제1문에서 '암호화폐(Kryptowerte)'가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또 연방금융감독청의 지침을 통해 암호화폐 수탁업을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규제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이수환·강지원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가상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단순히 '잘못된 길'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라며 "규제 공백 상태 하의 무분별한 투기를 억제함과 아울러 이용자 피해 방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11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이더리움 시세 그래프가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이날 500만원 안팎에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