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현안 분석 중산층은 지출 줄이고 저축할 동안 저소득층 소비 늘려 지난해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 가구에서만 전년 대비 소비가 2.8% 증가하고, 나머지 소득 계층(2~5분위) 가구는 소비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적 소득(정부 보조금 등 이전소득 제외)은 1분위 가구에서만 6.1%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감소로 저소득층은 생계가 더 어려워졌지만 씀씀이는 더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비 지출액은 전년 대비 2.8% 늘었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소비 지출은 평균 2.8% 감소했는데, 저소득층인 1분위만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경제활동을 위한 소비(시장소비)는 1분위 가구의 경우 전년 대비 6.1% 감소했지만,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 가구는 오히려 0.2% 증가했다.
남창우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소득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78만원으로 매우 낮은데, 정부의 재난지원금 등이 저축보다 소비를 유지하는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말했다.
1분위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는 지난해 소비지출을 줄이고 예비적 저축을 늘렸다. 특히 3분위(상위40%~60%) 가구는 지난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2%로 모든 소득 분위 중 가장 낮았지만, 소비지출도 -6.8%로 가장 크게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2분위, 4분위, 5분위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2% 4.2%, 0.8% 소비를 줄였다. 저소득층이 소비를 확대할 동안 중산층은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득 5분위 가구는 자동차 등 비싼 내구재 제품을 더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4분위 가구의 내구재 소비도 전년 대비 27.4%로 크게 증가했다. 소득 3~4분위 가구는 가구, 가전 등 중소형 내구재 소비를 전년 대비 각각 3.2%, 5.5% 더 늘렸다.
KDI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에도 내구재 소비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가계의 소비형태가 과거 경제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남창우 KDI 연구위원은 "통상 경제위기에 가계는 내구재 구입을 미루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불확실성에 대응하지만, 지난해는 소비행태 변화로 가계의 내구재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지출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